"노란색만 따라오세요"…청주 육거리시장 소방차로 색깔 입힌다
충북소방본부·청주시 공동 추진, 화재지점 오판·도착 지연 해소
골목별 특성 살린 그림도 삽입, 소비자 매장 찾기도 수월할 듯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시장 ◇◇상회에서 불이 났어요. 급해요. 빨리 출동해 주세요"
"구체적 화재지점이 어디인가요.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전통시장에서 불이 났을 때 흔히 오갈 수 있는 신고자와 119상황실 직원 간 가상 대화 내용이다.
신고 전화가 길어진다면 자칫 소방차 출동이 지연되거나 화재 지점을 잘못 파악하는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그러나 청주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육거리시장에서는 최소한 이런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27일 충북도 소방본부와 청주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육거리시장에 '소방차 유도표지선'을 그리는 사업이 추진된다.
육거리시장의 5개 주요 통로 노면을 도로처럼 녹색, 분홍색, 청색, 노란색, 황색 등 각각 다른 색으로 도색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도로에서 시장으로 들어가는 초입에도 같은 색깔의 유도표지판이 설치된다.
이렇게 되면 신고자가 "노란색 구간에 불이 났다"고만 신고해도 소방차가 화재 지점을 신고 즉시 찾아갈 수 있다.
종합병원을 찾은 환자가 안내를 받지 않고 바닥에 표시된 다양한 색깔의 선을 따라 자신이 진료받을 곳을 찾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좌판을 치워달라는 소방관들의 요청에 상인들이 허둥대는 일도 사라지게 된다.
"시장에 불이 났습니다. 노란색 줄이 표시된 통로의 좌판을 치워 주세요"라는 시장 상인회의 방송에 따라 대처하면 소방차의 신속한 진입이 가능하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노후한 밀집 건물의 화재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소방 출동로 유도표지선을 도색하면 부정확한 화재 위치 신고나 소방서의 화재 지점 오판, 소방차 도착 지연 등의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 출동로 유도표지선에는 전통시장 거리별로 특성화된 매장을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는 그림문자가 삽입된다.
노면 위의 유도표지선에 의류거리, 생선거리, 야채거리 등을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림문자로 넣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찾았다가 골목을 헤매는 일도 줄어들게 된다.
이 관계자는 "육거리시장에 색상 유도표지를 설치한 후 성과를 분석해 도내 전통시장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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