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 신임 서울시무용단장 "첫 작품에 시대 자화상"
'놋' 5월 개막…갑을·미투·세대 단절 등 춤으로 표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정혜진 신임 서울시무용단장은 26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연습동에서 열린 신작 '놋-N.O.T' 제작 발표회에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오는 5월 23~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정 단장이 지난 1월 서울시무용단장으로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안무작이다.
알츠하이머로 10세 소녀 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간 80세 할머니 눈에 비친 현재 대한민국 모습을 그린다.
고개를 푹 떨군 채 스마트폰만 바라보며 출퇴근하는 사람들, 직장 내 갑을 관계, 들불처럼 번진 미투 운동, 세대 간 소통 단절 등이 몸짓으로 표현된다.
정 단장은 작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보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선'에 대한 작업을 떠올렸다.
그는 "그리 쉽게 넘을 수 있는 선을 왜 우린 그토록 오래 넘지 못했는지를 생각했다"며 "선을 긋는 갈등들, 또한 그것을 넘기 위한 노력 등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연출은 맡은 오경택 연출가도 "선은 물리적인 개념이기도 하지만 마음의 장벽이자 사회의 장벽이기도 하다"며 "그것을 어떻게 넘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작품 제목인 '놋'도 '얼굴'이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시연에서는 꼭두각시 춤이나 오고무 등 전통 춤사위를 바탕으로 한 현대적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음악에서도 전통적인 선율과 현대적 리듬을 함께 활용했다.
정 단장은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한국무용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창작무용을 계속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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