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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명운 걸린 '특검 수사' 종료…판도라 상자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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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명운 걸린 '특검 수사' 종료…판도라 상자 열리나
핵심 쟁점, '러시아와 내통 및 사법방해' 여부 초미 관심
보고서 공개여부 법무장관 손에…미공개시 의회와 전면전
위법행위 증거 드러날 경우 트럼프 탄핵압박 등 최대위기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현재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수사해온 특검 수사가 종결되면서 수사 결과와 향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칠 정치적 파고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자신을 줄곧 괴롭혀온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의 '정치적 멍에'를 벗어던져 버릴지, 아니면 더 깊은 정치적 위기에 몰릴지 갈림길에 섰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5월 임명된 로버트 뮬러 특검은 22일(현지시간) 22개월여간에 걸친 수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했다.
이제 관심은 특검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바 장관이 특검 보고서를 얼마나 공개할지, 이 과정에서 야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의회가 어떻게 대응할지로 모아지고 있다.
뮬러 특검의 수사 초점은 2016년 대선 승리를 위해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측과 공모 또는 내통을 했는지, 또 특검에 앞선 연방수사국(FBI)의 수사와 이후 뮬러 특검의 수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사법방해를 했는지다.
미 정보기관은 이미 2016년 미 대선에서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그동안 특검 수사에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에 공모가 있었는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증거가 공개되거나 확인된 적은 없다.
뮬러 특검이 핵심 의혹을 명쾌히 밝혀내 이를 수사 보고서에 담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검 수사에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간의 내통이나 사법방해 의혹이 드러날 경우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을 중심으로 탄핵 움직임이 촉발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원은 여당인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하원에서 탄핵안이 발의돼도 상원 통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탄핵 논란으로 미 정치권은 거센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 있다.
다만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지난 11일 미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탄핵이 나라에 분열을 초래하는 것이어서 설득력이 있을 만큼 강력하고, 압도적이고, 초당적인 뭔가가 있지 않은 한 우리가 그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탄핵은 나라를 분열시킨다"면서 "그리고 그는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 보고서를 공개할지, 또 어디까지 공개할지는 바 장관의 결정에 달려있다.
바 장관은 이날 미 상·하원 법사위에 보낸 서한에서 "보고서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께 특검의 주요 결론에 대해 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과 뮬러 특검과 상의해 법에 따라 보고서의 어떤 내용을 의회와 대중에 공개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바 장관이 특검 보고서를 전면 공개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의 거센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특검 수사는 종료됐지만, 더 큰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 하원은 앞서 지난 14일 특검보고서의 전체 내용을 일반에 공개하고, 모든 자료를 의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420명, 반대 0명으로 가결했다. 기권한 4명을 빼고 공화당 의원도 모두 찬성했다. 의회의 거센 압박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바 법무장관이 보고서의 세부적 내용에 대한 공개를 거부할 경우 민주당이 장악한 미 하원과 법무부간에 거센 공방이 벌어지는 한편 하원이 뮬러 특검이나 특검 수사관들을 증언대에 세워 수사 결과 공개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뮬러 특검이 기소한 주요 인사들의 재판 과정에서 수사 결과가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와의 내통은 없었으며 특검 수사를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미국민들이 뮬러 보고서를 볼 권리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신경 안 쓴다. 사람들이 보게 하자"면서 "터무니없는 일이지만 나는 보고서를 보고 싶고 경제가 가장 좋다는 사실을 아는 수천만 명의 (미국) 사람들이 보고서를 보고 싶어한다"고 공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최종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 법무장관은 인준 청문회 당시 "나라가 이 이슈(러시아 스캔들)의 신뢰할만한 해법이 필요하다"면서 가능한 많은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뮬러 특검이 수사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에 어떤 의견을 담았는지도 핵심 포인트다.
AP통신은 법무부가 현직 대통령은 기소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온 것에 비춰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밝혀낸 경우에도 뮬러 특검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관련 규정은 단지 뮬러 특검으로 하여금 법무장관에게 형사처벌을 요구하거나 거부하기로 한 결정을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뮬러 특검을 잘 아는 인사들은 그가 구체적인 의견을 담지 않은 간결하고 법규정을 엄격히 따르는 보고서를 작성했을 것으로 관측했다고 전했다.
뮬러 특검은 그동안 수사에서 개인 비리나 거짓 진술 등 각종 혐의로 지금까지 개인 34명과 기관 3곳을 기소했다.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과 릭 게이츠 전 부본부장, 조지 파파도풀로스 전 외교정책고문 등 트럼프 대선캠프 핵심인사들과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 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대선 기간 '비선 참모'로 활동한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범죄를 시인하고 형량을 감형받는 '플리바게닝'을 통해 유죄를 인정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폭로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소속 정보요원 12명도 포함됐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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