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분쟁지역 아동에게 오염된 물이 폭력보다 더 위험"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분쟁지역 아동들이 폭력보다 오염된 물 때문에 더 큰 고통을 당하거나 죽어간다는 지적이 나왔다.
톰슨 로이터 재단은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분쟁지역에서 오염된 물과 낙후한 위생시설 때문에 목숨을 잃는 아동이 폭력으로 숨지는 아동보다 약 3배가량 많다고 보도했다.
특히 5세 이하 아동이 오염된 물에서 비롯된 질병으로 숨지는 사례는 폭력에 의한 사망사례보다 20배가량 많았다.
유니세프는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 분쟁 중인 16개국 아동을 대상으로 오염된 물과 열악한 위생이 건강에 미친 결과를 조사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이들 국가에서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8만5천명의 아동이 설사병으로 숨졌다. 같은 기간 폭력으로 사망한 아동은 3만1천명이었다.
보고서는 분쟁으로 안전한 물을 구할 수 없을 때 아이들은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환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물과 위생시설을 시급하게 제공하는 것은 생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의 토마스 옌센 열대 의학 고문은 "그다지 놀라운 결과가 아니다"라며 "설사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에 면역을 형성하지 못한 어린이들이 가장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탈수와 체액 감소를 유발하는 설사 관련 질병은 5세 이하 아동의 사망 요인 중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로 WHO에 따르면 최근 예멘에서 최악의 콜레라가 발생했을 때 환자의 3분의 1은 5세 이하 아동이었다.
보고서는 분쟁지역에서 수원(水源)을 찾아 거주지를 이탈하는 것은 총격이나 성폭력에 노출될 위험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또 물이 오염되거나 수원이 파괴될 수 있으며 수원 접근 자체를 제지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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