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감독이 마련한 '이치로의 교체 세리머니'
이치로, 4회말 교체 때 홀로 우익수 자리에 나간 뒤 교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4회 말 공수교대 때, 시애틀 매리너스 야수진은 3루 파울 라인 앞에 멈췄다.
페어 지역에는 우익수 스즈키 이치로(46·시애틀)만이 서 있었다.
곧 교체 사인이 나왔고, 이치로는 3루 더그아웃을 향해 뛰어왔다.
20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이치로를 위한 세리머니였다.
이 세리머니를 기획한 이는 스콧 서비스 시애틀 감독이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21일 "서비스 감독이 경기 전 심판에게 '이런 세리머니가 가능한가'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치로는 2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9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치로가 그라운드에 머문 시간은 짧았다. 이치로는 3회와 4회, 두 차례에 들어섰고 1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4회 말 이치로는 교체됐다. 하지만 짧게나마 '이치로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었다.
시애틀 동료와 서비스 감독은 3루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이치로와 포옹했다.
서비스 감독은 일본 취재진에 "이치로에게 모자를 벗고 팬들에게 인사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며 "이치로는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전했다.
일부 팬들은 이치로가 너무 일찍 교체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시애틀 사령탑은 팀도 생각해야 했다.
서비스 감독은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야구에서 이치로가 어떤 의미인지는 잘 알고 있다. 우리도 시애틀 프랜차이즈 스타 이치로와 도쿄돔 개막전을 치른 건, 무척 영광이다"라며 "이치로가 9회까지 뛰는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다른 선수에게도 기회를 줘야 했다. 이치로도 이해했다"고 전했다.
이치로는 21일 오클랜드전에서는 교체 출전할 전망이다.
산케이스포츠는 "서비스 감독이 (21일) 2차전에서 이치로를 '적절한 시기에 내보낸다'고 했다. 교체 출장을 시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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