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액면분할 후 첫 주총…"실적으로 주가 회복 노력"(종합2보)
3년만에 주총 당일 '주가 상승'…"미래성장 견인 사업기회 선점"
소액주주 장시간 대기에 항의 '속출'…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 게재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배영경 기자 = 삼성전자[005930]는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1천여명과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번 주총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의 '제50기' 회의인 데다 지난해 50대 1 주식 액면분할 이후 첫 번째여서 특히 관심이 쏠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디바이스솔루션(DS)·소비자가전(CE)·IT·모바일(IM) 부문 등 사업별 경영현황과 올해 사업전략 발표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처리됐다.
지난해보다 소액주주 참석자가 2배 이상에 달해 치열한 찬반 논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3건의 안건은 모두 표결 대신 주주들의 박수로 사실상 '만장일치 승인'됐다.
다만 일부 주주가 장시간 대기한 데 대해 경영진을 비롯한 회사 측에 강한 어조로 항의하면서 주총은 지난해보다 다소 길어진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주총 직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사과문을 통해 "장소가 협소해 입장이 지연되는 등 주주님들께 큰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내년에는 장소와 운영방식 등 모든 면에서 보다 철저히 준비해 불편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는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의 후임으로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과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역시 임기가 끝나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성균관대 교수)에 대한 재선임 안건도 가결됐다.
이밖에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도 일부 소액주주의 이의 제기가 있었으나 비교적 무난하게 처리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는 인사말에서 "올해 어려운 경영 여건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특히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5G는 신사업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며 "동시에 앞으로 기술, 소비자, 경쟁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미래성장을 견인할 사업기회를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인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을 선포했다고 소개한 뒤 "미래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청소년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눔과 상생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 구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주가 하락에 대한 일부 소액주주의 항의도 이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적용 직전인 지난해 4월 27일 5만3천원(종가·액면분할 전 기준 265만원)이었으나 올 1월 4일에는 3만6천85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소 회복했지만 여전히 1년 전보다 10% 이상 낮은 상태다.
김 부회장은 최근 주가 하락의 요인을 미국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하락국면) 등으로 지목한 뒤 "올들어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주총 당일(3월 23일)에 무려 3.98%나 급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1.82%나 떨어지며 약세를 이어가다가 장 막판에 회복해 결국 0.34% 상승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정기 주총 당일에 주가가 오른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지난해 초 항소심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올들어 '신성장 동력 육성'을 중심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자회사 노조 와해 공작' 혐의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상훈 이사회 의장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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