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이들 수면 부족으로 건강 우려…숙제·스마트폰 탓
아동·청소년 수면 하루 8시간 미만 63%…13~17세 청소년은 81%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에서 아동과 청소년의 60% 이상이 적정한 시간만큼 잠을 자지 않아 성장과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중국수면연구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6∼17세 아동·청소년의 62.9%는 수면 시간이 8시간 미만이었다고 신경보가 18일 보도했다.
13∼17세 청소년이 잠을 8시간보다 적게 자는 비율은 81.2%나 됐고, 6∼12세 아동의 수면시간이 8시간 미만인 비율도 32.2%에 달했다.
6∼12세 어린이는 수면 시간이 9∼10시간, 13∼17세 청소년은 8∼9시간이 적합하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말과 올해 1월 중국 본토와 홍콩 등지에서 7만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을 바탕으로 했다.
보고서는 학교 숙제 부담이 크고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 사용이 많은 것을 수면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월∼목요일에는 전체 학생의 8.4%가 밤 11시까지 숙제에 매달렸다.
수면이 부족한 아동과 청소년의 41.9%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TV, 컴퓨터 등을 잠자기 전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잠을 더 적게 자는 것으로 파악됐다.
잠이 부족한 아동과 청소년의 67%는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자주 쓰지만, 충분히 잠을 자는 아이들의 부모는 이같이 행동하는 비율이 36%에 그쳤다.
잠을 충분히 자면 학습 능률도 높아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잠을 많이 자는 학생들은 보통 하루에 숙제를 2∼3시간 만에 끝내지만 잠을 적게 자는 학생들은 4∼6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수면연구회 부이사장 가오쉐메이 교수는 "잠을 많이 자는 아이들이 학습 능력이 강하고 효율이 높으며 숙제에도 시간을 적게 쓴다"고 말했다.
가오 교수는 아동·청소년의 수면 부족이 지난 10년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문제가 더 심하다면서, 이는 주로 학교 숙제 부담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도한 학업 부담 때문에 10대들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한국도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적정한 수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면장애 치료 전문인 자오중신 교수는 "잠은 성장을 촉진하고 뇌를 보호하며 면역 체계를 향상시킨다"면서 "장기적인 수면 부족은 질병이나 치매 증상을 일으킬 위험을 야기하며 건강에 지속적인 손상을 가한다"고 말했다.
수면연구회 회원인 왕광하이는 아동·청소년들의 지나친 전자기기 사용을 수면부족의 큰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아침 수업 시작시간을 30분 늦추는 것을 포함해 각 지방 교육 당국이 학생들의 수면을 늘리기 위한 조치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