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한 '제2도시'…부산 문화시설, 인구 대비 '전국 꼴찌'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의 문화시설 인프라 수준이 매년 전국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문화체육관광부 전국문화기반시설총람을 보면 지난해 기준 부산의 문화시설은 103개로 나타났다.
집계된 문화시설은 공공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문예회관, 지방문화원, 문화의 집 등이다.
부산 문화시설은 5년 전인 2014년 78개에서 매년 조금씩 증가해 2015년 79개, 2016년 87개, 2017년 97개로 늘었다.
문화시설 개수만 놓고 봤을 때 부산은 전국 광역지자체 중 4위다.
경기도가 526개로 가장 많고, 서울(386개), 강원도(218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인구수를 고려해 문화시설 개수를 따지면 부산은 전국 꼴찌다.
인구 100만명당 부산 문화시설은 30.14개로, 가장 높은 제주(196.34개)나 강원(143.20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서울특별시와 6개 광역시만 비교할 때도 광주(40.77)나 서울(39.62개), 대전(36.05개), 울산(35.43)보다 시설이 5∼10개가량 적다.
특히 공공도서관 부분에서 부산은 인구 100만명당 11.71개로 서울 16.42개, 인천 16.4개, 광주 15.37개, 대전 14.68개보다 많이 뒤처졌다.
문학평론가인 남송우 부경대 명예교수는 "문화시대 걸맞은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부산시는 문화에 대한 투자가 인색한 편"이라면서 "시설 예산은 오페라하우스 등 큰 것 위주로 집중하려고 하고 다양하게 시민이 접근해 활용할 수 있는 소규모 공간에는 적은 예산을 배정해 현실적으로 문화 인프라 활성화가 잘 안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또 "일상적으로 늘 가서 즐길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개발될 필요도 있는데, 콘텐츠 개발 부족과 저조한 지원으로 공연문화 자체가 활성화하지 못해 일반 시민에게 사랑받는 문화공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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