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형 입원' 공판에 핵심증인 정신과의사 출석
조울병 진단신청서 작성 경위 진술…"병력 없는 줄 알았다면 안써"
"대면진단 없이 신청 가능하다고 당시 생각"…다른 의사들과 이견
(성남=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사건의 제10차 공판이 핵심 증인인 정신과 전문의 장모씨가 출석한 가운데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 심리로 14일 열렸다.
장씨는 2012년 사건 당시 성남시정신건강센터장으로 근무하며 이 지사의 친형인 고 이재선씨에 대한 조울병 평가문건과 진단 및 보호 신청서를 작성한 인물이다.
검찰은 장씨를 이씨 강제입원 시도와 관련한 이 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해자로 보고 있다.
장씨는 공판에서 "조울병 평가문건과 진단 및 보호 신청서 작성에 크게 영향을 준 것은 이씨가 조울병 병력이 있었다는 분당보건소장과 이씨 어머니 진술, 어머니 명의의 내용증명서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씨의 폭언 등에 대한 성남시청 공무원들의 진술서 등으로는 회계사 직업수행에 어려움이 없는 이씨에 대한 조울병 진단 및 보호 신청서가 시기상조라 생각해 당초 신청서 작성을 거부했는데 이후 '어머니 폭행, 백화점 직원 폭행 등 이씨의 증세가 악화하고 있다. 계속 거부하면 책임을 묻겠다'는 이씨 어머니 명의의 내용증명서를 보고 신청서를 작성했다"며 "내용증명서가 결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내용증명서는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지사측은 이 지사 어머니의 요청으로 작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씨는 특히 이씨의 조울병 병력이 없는 줄 알았다면 분당보건소장 등이 요구한 조울병 평가문건과 신청서를 절대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씨가 2012년까지 조울병 진단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보고 있지만, 이 지사 측은 2002년 이미 조증약을 복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씨는 그러나 대면진단 없이 시장에게 진단 및 보호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이 지사 측에 유리한 증언으로 그동안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신과 전문의들은 대면진단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사건에 적용된 옛 정신보건법은 '정신질환으로 자신 또는 타인을 해할 위험이 있다고 의심되는 자를 발견한 정신건강의학전문의 또는 정신보건전문요원은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당해인의 진단 및 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정신과 전문의들은 '발견'도 대면진단이 있어야 한다고 공통된 의견을 낸 바 있다.
장씨는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정신보건전문요원도 신청을 할 수 있게 돼 있어 전문의가 꼭 봐야 한다는 생각을 그때는 못 했다"며 "이씨 어머니가 보낸 내용증명서와 공무원 진술서 등이 있어서 '발견'이라고 볼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제11차 공판은 이 지사의 동생과 성남시장 시절 수행비서 등 5명의 증인이 출석한 가운데 1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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