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 좌수영성은 돌로 쌓고 흙을 채운 '내탁식' 성벽
부산박물관 발굴조사…백자편 등 다수 유물도 출토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부산시 기념물인 경상 좌수영성은 돌로 외벽을 쌓고 안을 흙으로 채운 내탁식(內托式) 성벽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립박물 문화재조사팀은 수영구 의뢰로 최근 좌수영성 시굴조사를 벌인 결과 내탁식 성벽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가로·세로 1∼1.5m 크기 돌로 외벽을 쌓고 안쪽으로 가로·세로 20∼30㎝ 크기 돌로 다시 뒷부분을 채운 뒤 흙을 다져 8∼9m 규모 성벽을 만들었다.
외벽에는 부분적으로 수리한 흔적이 있었는데, 이는 좌수영을 감만포로 옮겼다가 다시 돌아온 내력과 관련된 것으로 박물관은 추정했다.
좌수영성은 낙동강을 경계로 동쪽 경상좌도 수군을 관할하는 수군절도사 성이다.
조선시대 동래 부산포에 있었지만 1406년 울산 개운포로 옮겨갔고, 1534년에서 1544년 사이 동래 해운포(현재 수영동)로 다시 이전했다.
1636년에는 해운포 선창 입구가 좁고 선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감만포로 다시 이설했지만, 그 위치가 왜관과 가깝고 군사기밀 누설 위험이 있어 적절치 않다며 1652년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아 왔다.
이때 자리 잡은 수영성은 1895년 군제개혁 전까지 243년간 사용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시굴조사는 지금까지 조사 사례가 부족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던 좌수영성 성벽 축조방법을 확인하고 앞으로 복원 정비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굴조사 구역에서는 주로 16세기에서 19세기 전반에 걸쳐 백자편, 기와편 등 다수 유물이 출토됐다.
이는 좌수영성 운영시기와 일치한다.
유물 가운데는 그릇 안쪽 네 군데에 태토(그릇을 만드는 흙) 받침이 남아있는 양질의 백자편도 포함됐다.
굽 측면에 있는 '梁山上'(양산상)이라는 글자로 미뤄 분원(分院)에서 만든 상품 백자를 양산지역 가마에서 모방해 수영 또는 관청에 공납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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