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에서 찾은 공감의 일곱 가지 열쇠
헬렌 리스·리즈 네포렌트 저서 '최고의 나를 만드는 공감 능력'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공감(共感)은 '정서적 산소'다. 우리는 공감 덕분에 타인의 기분을 읽을 수 있다. 서로 잘 이해하고 공통점을 찾게 해주는 연결 고리가 바로 공감이다.
이게 빈곤해졌을 때 우리는 외로움과 고립감에 빠져들기 쉽다. 감정 전이의 길이 없어 정서적으로 '내집단'이 아닌 '외집단'이 돼버린다. 모두가 단절감 속에 불행해지는 이유다.
공감은 마음의 공유다. 공감 능력이 클수록 쉽게 타인을 인지하고 이해한다. 그리고 함께 잘 어울린다. 다시 말해 공감은 우리 모두가 상호 연결 속에 행복해지는 열쇠다.
미국의 의학자 헬렌 리스와 건강전문 저널리스트 리즈 레포렌트는 공저 '최고의 나를 만드는 공감 능력'을 통해 마음 공유 지능을 상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공감을 끌어내는 비결을 하나하나 들려준다.
공감은 곧 '감정 이입'을 뜻한다. 타인의 경험을 공유하고 걱정을 나누며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반응을 유발하는 역량이다. 공감에는 감정적 요소와 인지적 요소가 포함되는데, 감정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을 하는 데는 뇌가 그 기반이 된다.
다음은 저자가 공감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제시한 일곱 가지 열쇠다. 이들 열쇠를 제대로 사용하면 호기심 속에 서로 더 잘 이해하고 공통점을 찾게 된다. 이에 따라 가족, 친구, 학교, 직장 등 공동체 생활에서 만족과 행복의 문이 열림을 체감한다.
저자는 자신들의 교육 프로그램 명칭이자 '공감'을 의미하는 영어 'EMPATHY'에서 열쇳말을 따왔다. 그 일곱 가지 열쇠는 '눈맞춤(Eye Contact)', '표정 근육(Muscles of Facial expression)', '자세(Posture)', '객관적으로 감정 읽기(Affect)', '어조(Tone of Voice)', '사람 전체에 귀 기울이기(Hearing the Whole Person)', '당신의 반응(Your Response)'이다.
'눈맞춤'은 인간이 태어나자마자 하는 대표적 행동 중 하나. 눈을 영혼의 창이라고 하는 이유다. 눈맞춤을 하면 뇌에서 공감을 담당하는 사회적 영역이 활성화한다. 이에 따라 상대방을 진정으로 '보고'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표정에서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데 능숙하다는 점에서 '표정 근육'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는 타인의 표정을 자동으로 따라 하도록 설계돼 표정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요긴하다. 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진정한 기쁨의 표현인 '뒤센 미소'가 제격이다.
다음은 '자세'. 특정 감정과 관련된 몸의 움직임과 자세는 얼굴 표정 못지않게 중요하다. 눈높이에 맞춰 몸을 낮추는 행동은 상대방을 존중하며 상대방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에 따라 대화가 잘 통하면 무의식적으로 서로 같은 자세를 취하게 된다.
타인이 겪는 감정을 파악할 때 얼굴은 매우 중요한 지침이다. 얼굴에는 감정 이야기가 담겼다. 하지만 상대방 표정을 읽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상대 감정을 읽을 줄 모른다면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다. '객관적으로 감정 읽기'가 중요한 이유다.
'어조' 또한 비언어적 감정 표현의 38% 이상을 담당할 만큼 공감의 핵심 요소다. 언어학자들은 말의 속도, 리듬, 높낮이를 가리켜 '운율'이라고 부른다. 운율은 주고받는 말에 감정을 불어넣으며 각 단어와 단어 조합이 지닌 의미를 좀 더 다양하게 만든다. 인간은 어조와 운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사람 전체에 귀 기울이기'는 공감적 경청이다. 상대 말에 귀 기울이고 감정을 파악한 뒤 비판 없는 연민으로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감정을 잠시 제쳐두고 열린 마음으로 경청해야 한다. 공감적 경청으로 다른 사람의 말뿐 아니라 어조와 억양까지 받아들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반응'. 공감적 경청에 집중하다 보면 감정적 반응이 시작된다. 우리가 공유하는 뇌 회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타인의 강렬한 감정에 반응한다. 이를테면 '투사적 동일시'다. 자신의 감정을 쏟아놓고 상대에게 그에 대한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공감은 공통의 두뇌 메커니즘과 자기 관리, 공감 훈련을 통해 더 많은 공감을 낳는다"면서 "이들 일곱 가지의 공감 열쇠로 개인의 삶은 물론 조직과 사회 전반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코리아닷컴 펴냄. 김은지 옮김. 30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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