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의회 '집회서 복면 금지' 법안 가결…헌재가 위헌 판단
'反파괴자법'…복면착용·위험인물 집회참여 금지가 핵심
"시위 자유 말살" 비판에 마크롱, 헌재에 위헌심판 요청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의회가 집회·시위에서 복면 착용을 금지하고 경찰의 시위 진압 권한을 대폭 강화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인권단체들이 "집회의 자유를 말살하는 법안"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먼저 헌법재판소에 법안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프랑스 상원은 지난 12일 밤(현지시간) 경찰의 집회·시위 통제권을 한층 강화한 이른바 '반(反)파괴자 법'(Loi anti-casseurs)을 의결했다.
상원은 정부가 발의하고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집회·시위관리 강화법안을 이날 전체 회의 표결에서 찬성 210표, 반대 115표, 기권 18표로 가결했다.
이 법이 발효되면 집회·시위에서 얼굴을 가리는 복면을 착용하는 것이 금지된다.
또한 경찰은 특정 인물의 시위 참여를 사전에 금지할 수 있으며, 경찰의 시위 위험인물 가택 및 신체 압수수색 권한도 강화된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프랑스 지부는 법안이 상원에서 의결되자 곧바로 성명을 내고 "집회와 시위를 할 권리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라고 비판했다.
법안이 의회를 최종 통과했지만, 원안대로 시행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법안 발효 전에 헌법재판소가 조항들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가 발의한 이 법안은 경찰의 '노란 조끼'(Gilets Jaunes) 연속시위 대처과정에서 폭력 진압과 인권 침해 양상에 대한 비판이 커진 상황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좌파진영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정치권에서도 사회당 등 좌파진영은 물론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 내부에서도 "자유를 압살하는" 법이라는 비판이 비등하다.
지난달 하원 논의과정에서는 이 법에 반대한 집권당 의원이 법안 통과에 반발해 탈당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집회시위 관리 강화 법안에 대한 비판과 우려를 의식해 좌파진영이나 시민단체보다 먼저 헌재에 위헌심판을 요청했다.헌재가 논란이 큰 집회 참여 사전금지 등의 조항을 위헌으로 규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통령이 의회에서 의결된 법안을 직권으로 헌재에 위헌 판단을 요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서도 사회당과 공화당 등 야당들은 "대통령이 의회의 논의를 비정상적으로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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