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고 물 건너' 투표소 찾아 한표…전국 조합장 선거 순조
생업 중에도 소중한 권리 행사, 사건·사고 없이 평온
"새 조합장은 조합 발전 이끌고 헌신하는 인물" 기대감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1천344개 농·수·축협, 산림조합 대표를 뽑는 제2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13일 1천823개 투표소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오후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투표소는 오전보다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조합원들은 각자 소속된 조합 발전을 이끌 적임자가 나오기를 바라며 생업 중에도 투표소를 찾았다.
소양강댐 건설 이후 '육지 속 섬'으로 변한 강원도 춘천시 오지마을 조합원들은 이날 '산 넘고 물 건너'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춘천 북산면 대곡·대동리, 조교 1·2리, 물로 1·2리에 사는 신북농협조합원 41명은 이날 배편과 차편을 이용해 투표소로 향했다.
이들이 배를 이용하지 않고 투표하려면 육로로 홍천을 거쳐 춘천으로 먼 길을 돌아와야 하는 불편이 있다.
춘천시 선관위는 이들을 위해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북산면 대곡리에서 출발해 오항리 선착장까지 행정선을 4회 왕복 운행하고 있다.
이어 오항리 선착장에서 북산면 투표소까지 승합차를 제공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최정배(57) 조교 1리 이장은 "조합장 선거는 마을에 투표소가 없어 불편했는데 선관위 측에서 배편과 차편을 마련해 줘 수월하게 투표했다"며 "조합을 위해 헌신하는 일꾼이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 각 투표소에서는 투표하러 온 조합원 발길이 이어지면서 오전 한때 길게 줄을 서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서는 조합원 발길이 뜸했다.
투표장에 온 조합원들은 오랜만에 만난 조합원과 반갑게 악수하고 각 후보자 측 투표 참관인과 눈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일제히 투표가 진행됐으나 별다른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
경기도 안성시 비룡중학교에는 경기지역에서 유일하게 학교에 투표소가 차려졌다.
이곳에 마련된 안성3동 투표소에는 오후 4시 이전 조합원들이 700명 넘게 들렀지만, 투표소가 건물 1층 첫 번째 교실이어서 학생들 수업에는 지장이 없었다.
전북에서는 선거 경비 인력을 늘려달라는 요구 등 2건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것 외에는 별다른 사건·사고가 없이 평온한 분위기를 보였다.
대구 일부 투표소에서는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아 되돌아가거나 투표소를 잘못 찾아왔다며 불안해하는 조합원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서는 아무 투표소에서 투표해도 된다는 안내인의 설명에 이내 안도하며 즐거운 표정으로 투표했다.
투표소를 찾은 조합원들은 한결같이 새로운 조합장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도 한 조합원 이모(65)씨는 "소득을 올려주고 헌신하는 조합장을 뽑고자 일찍 투표소에 나왔다"며 "조합원에게 군림하지 않는 조합장이 선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주시 충북문화예술인회관에 마련된 우암동투표소를 찾은 조합원 강모(68)씨는 "청주 농협 조합장을 뽑으려고 왔다"며 "이미 마음에 정해둔 사람이 있어서 후보들을 놓고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북 예천에서 한 표를 행사한 조합원 이모(66)씨는 "다른 선거보다 주민 생활과 밀접한 조합 대표를 뽑기 때문에 꼭 투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재현 전창해 변지철 김도윤 김용민 강영훈 정경재 한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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