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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회복이냐, 군부정권 연장이냐…태국 총선 D-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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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회복이냐, 군부정권 연장이냐…태국 총선 D-10
탁신계 vs 군부정권 명운 건 한판…부동층 절반 돼 막판까지 치열
총리 선출 합종연횡…'거수기' 상원 250석, 쁘라윳 재집권 유리?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민주주의 회복이냐, 군부정권 연장이냐를 가를 3·24 태국총선이 14일로 정확히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2011년 7월 조기 총선 이후 거의 8년 만의 전국 선거다.
무엇보다도 2014년 5월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민정 이양 총선 실시'라는 약속을 수차례 파기한 끝에 거의 5년 만에 열리는 총선이라는 점에서 안정적 민주주의의 주춧돌이 될지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경제 규모 2위 국가지만, 입헌군주제가 도입된 1932년 이후 군부 쿠데타가 19차례나 발생해 정치 안정 측면에서는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 탁신계 vs 군부정권 명운 건 대결 = 이번 총선은 2001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승리해 온 탁신계가 쿠데타로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 오느냐, 아니면 약 5년 전 권력을 잡은 군부 정권이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마저 승리하며 장기집권 하느냐의 갈림길이다.
그런 만큼, 두 세력은 총선 과정에서 첨예하게 맞서 왔다.
군부정권은 개헌을 통해 일찌감치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바꿨다. 선거구에서 얻은 의석이 많을수록 비례대표 의석은 줄어들게 했다.
중소 정당의 의회 진출 장려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푸어타이당의 의회 다수의석 확보를 저지하려는 '꼼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거 운동 초반엔 탁신계 '맏형' 푸어타이당의 자매정당인 타이락사차트당이 우본랏 라차깐야 공주를 총리 후보로 지명, 군부 정권의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겨냥했다가 철회했다.
타이락사차트당은 왕실인사를 후보로 지명해 입헌군주제에 적대적인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로부터 해산 명령을 받았다. 탁신계를 겨냥한 군부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탁신계는 '후보 무선택' 전략으로 군부 정권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투표용지에 아무 후보도 선택하고 싶지 않다고 표기한 유권자 수가 당선자 득표수보다 많을 경우, 해당 선거는 무효가 되고 재선거가 치러지는 법 규정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친(親) 탁신계 방송에 대한 방송 중단 명령과, 쁘라윳 총리 선거 활동의 적법성 등을 놓고서도 양측은 한 치 양보도 없이 충돌해 왔다.
치열한 힘겨루기에는 여전히 부동층이 많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방콕대학 여론조사 결과, 지지 정당은 푸어타이당(11.7%), 민주당(10.6%) 그리고 군부를 지지하는 팔랑쁘라차랏당(10.2%) 순이었다.
그러나 결정을 유보한 유권자가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7%로 집계됐다.
방콕 폴 여론조사도 양상은 비슷했다.
탁신계와 군부 지지세력 모두 단독으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적어 연정이 불가피한 만큼,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양측의 선거전은 막판까지 불을 뿜을 전망이다.

◇ 군부지명 상원 250명, 쁘라윳 재집권 발판 되나 = 총선에서 뽑는 하원의원 정수는 500명으로 350명은 직접 투표로, 나머지 150명은 비례대표로 각각 선출된다.
상원의 경우,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가 250명 상원의원을 직접 선발한다. 상·하원 750명 투표에서 과반인 376표 이상을 얻으면 총리로 선출된다.
이전에는 선출직 의원 중 총리가 선출됐지만, 군부의 개헌에 따라 군인 출신 등 비선출직 명망가도 총리로 뽑힐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쁘라윳 총리가 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서도 팔랑쁘라차랏당 총리 후보가 된 배경이다.
그가 군부 '거수기'격인 상원 250표를 손쉽게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하원 500표 중 126표만 얻으면 재집권에 성공한다.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도 전날 언론과 만나 "상원의원들은 통제할 수(controllable) 있기 때문에 총선 이후 차기 정부 구성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무엇보다 팔랑쁘라차랏당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민주당과 손을 잡는다면 하원 126석 확보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태국 정가에서는 PPRP가 이번 총선에서 70석 안팎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아피싯 웨차치와 대표는 100석 이상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아피싯 대표가 '쁘라윳 총리 반대' 입장인 것이 변수다.
탁신계로서는 일단 최대한 많은 의석을 확보한 뒤 이념적 성향이 비슷한 퓨처포워드당 및 세리루암당과 연정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쁘라윳 재집권 저지'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60일 내 결과 발표…'5월 9일 데드라인'은 불씨 = 선관위는 총선 실시 후 60일 이내에 투표 결과를 확정해야 한다.
다만 지난해 12월 11일 헌법 발효 뒤 150일 이내에 총선이 치러져야 한다는 조항에 따른 '5월 9일 데드라인'이 총선 결과 발표까지 포함하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선관위는 필요하면 헌법재판소에 유권 해석을 의뢰하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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