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다혜씨 건보내역' 요구에 건보이사장 "누구라도 안돼"
"국회 복지위, '해외이주' 문다혜씨 건강보험 이용 내역 공개 공방
김용익 "개인정보 해당…국회·언론에 전할 수 없는 사항"…與 의원들도 강조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13일 전체회의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해외이주한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 씨의 건강보험 사용내역 공개 여부로 공방을 벌였다.
한국당은 해외이주한 다혜 씨가 현행법상 건강보험 자격상실과 급여정지 가운데 어떤 상태인지를 따지며 '건강보험 사용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당은 해외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진 다혜 씨가 지난해 10월 국내 한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을 들어 건강보험 부정수급 의혹을 앞서 제기한 바 있다.
한국당 유재중 의원은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게 "문 대통령 따님께서 해외로 이주해 자녀를 전학시키고, 회사를 그만두고, 주택을 매각했을 정도면 현행법상 '급여정지'가 아니라 '자격상실'이 옳은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외국민등록법에 따르면 외국에서 일정 지역에 90일 이상 체류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재외국민으로 등록·관리하도록 돼 있다"며 "대통령 따님의 경우를 급여정지라고 본다면 국내에 있는 건보료 성실납부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승희 의원은 "청와대에선 불법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건보공단이 문다혜 씨 건보료 부정수급 의혹과 관련한 자료요구에 응하지 않아서 사실을 확인할 수가 없다"며 "문 씨가 자녀 유학 등 어떤 목적으로든 건보료 면제를 받은 뒤 필요하면 국내로 들어와 혜택을 받고 있는지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김 의원은 또 "오랫동안 해외에서 건보료를 내지 않다가 필요하면 한국에 들어와 의료혜택을 받는 먹튀 문제에 당국이 속수무책"이라며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어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다혜 씨에 대한 한국당의 자료 요구 자체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는 무리한 요구라고 맞섰다.
남인순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도 법제처가 개인사생활 침해 금지를 이유로 국회의 자료요구 한계에 대해 인정한 바 있다"며 "(다혜 씨 사례는) 개인정보 제공 시 법 위반 소지가 높아 자료제출 요구를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국외 거주 목적으로 시민권·영주권을 취득한 게 아니라면 당연히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청와대의 이런 해명이 있었는데 '아니면 말고' 식으로 자료 요청을 하는 건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기동민 의원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았을 때 민감한 자료를 제3자에게 제출할 수 없다"며 "대통령의 따님이 국적 변경이나 영주권 획득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건강보험을 불법수급했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건보공단에서 정확한 사실을 정리해 국회와 언론에 제공해줬으면 좋겠다"며 "개인정보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다혜 씨가) 건강보험 부정수급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를 확인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건보공단이 외교부로부터 공문으로 관련 자료를 받을 수는 있지만, 그 자료가 개인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언론이나 국회 등에는 전해드릴 수 없는 사항"이라고 답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문다혜 씨의 국적법상·주민등록법상 지위를 파악할 수 없어서 정확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문 씨의 체류기간이 몇 달 되지 않기 때문에 그 기간 해당국의 영주권을 취득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최근 '버닝썬' 사태 파문으로 이른바 '물뽕'(GHB) 등 마약류 오남용 사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가수 승리 사건 등이 벌어진 가운데 마약류가 광범위하게 유포돼 위험한 지경인가"라고 묻자, 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마약청정국'의 지위는 잃었다고 본다. 광범위하게 유포된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계층이 마약류를 접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본격 질의에 앞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5·18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한국당 김순례 의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순례 의원은 "(사과를) 준비하겠다"고만 답한 채 질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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