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형 강제입원' 핵심증인 2명 출석 '차일피일'
2012년 사건 전 조증약 복용 여부 등 확인위해 증언 필수
재판부 "연락도 안 된다" 고충 토로…공판 일정 차질 빚어
(성남=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사건의 핵심증인 2명이 계속해서 출석을 미뤄 공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3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등에 따르면 이 지사 사건 담당 재판부인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백모씨와 전 용인정신병원 이사장 이모씨에 대해 수차례 증인 소환장을 발송했으나 출석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모두 검찰 측 증인으로 지난달 28일 친형 강제입원 사건의 첫 공판기일부터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재판부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급기야 재판부는 지난 11일 제9차 공판에서 "14일 열리는 제10차 공판에 출석하도록 백씨와 이씨에게 소환장을 발송했는데 백씨는 연락이 안 돼 알 수 없고 이씨는 또 어렵다고 연락이 왔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백씨는 이 지사의 친형 고 이재선씨가 강제입원 시도 사건 당시인 2012년 이전부터 조울증을 앓았는지를 확인할 증인이다. 이 부분은 공판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다.
이 지사 측은 '2002년 2월경 백씨에게 조증약을 받았다'는 이재선씨의 SNS 글과 같은 내용의 2012년 10월 이재선씨의 검찰 조서 등을 근거로 이재선씨가 2012년 이전부터 조울증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증인으로 나온 이씨의 부인 박인복씨는 "1999년으로 기억하는데 남편의 지인인 의사 부부(백씨 부부)와 식사를 했고 이 의사가 '잠자는 약'이라며 하얀 봉지를 남편에게 건넸는데 남편이 집에 와 하나 먹은 뒤 '효과 없네'라며 쓰레기통에 버린 기억이 있다"며 "의사가 조증약이라고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전 용인정신병원 이사장 이씨는 용인정신병원이 성남시정신건강센터를 위탁 운영하던 2010년 10월께 '이재선씨의 정신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으니 병원에 즉시 입원시켜주면 안 되느냐'는 이 지사의 전화에 '보호자가 동반해야 하고 전문의 대면진단이 있어야 한다'며 거절해 이 지사가 서운함을 표시한 것으로 검찰 공소장에 나와 있다.
성남시정신건강센터의 운영기관은 2012년 1월부터 용인정신병원에서 분당서울대병원으로 바뀐다.
검찰 관계자는 "백씨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다음 달 초에 출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씨는 사유를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에 불응하는 증인은 구인장을 발부해 법정에 강제 소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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