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어크 항에서 대규모 마약 적발, 트럼프 '육로' 주장 무색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세관 및 마약단속국 등 6개 부처가 지난달 28일 뉴욕 부근 뉴어크 항에 정박한 한 컨테이너선에서 3천200파운드(약 1천440kg) 상당의 코카인을 적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시판가 7천700만 달러(약 900억원) 상당의 이 코카인은 뉴어크 항에서 지난 25년 내 적발 압수된 최대 규모의 마약이라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언론들은 한편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사상 최대 규모 수준의 마약이 텍사스 국경지대 불모지가 아니라 뉴저지주 항구에 정박한 컨테이너에서 적발됐다고 꼬집었다.
콜롬비아로부터 도착한 화물선 '칼로타'의 '건과' 컨테이너에서 적발된 대량의 코카인은 최근 헤로인과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에 밀렸던 코카인이 다시금 뉴욕 마약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마약밀매업자들이 코카인과 펜타닐을 혼합한 보다 강력한 합성마약을 제조해 미국 내 광범위한 수요층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이어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시선을 돌렸다.
뉴어크 항의 대규모 코카인 적발로 미국에 반입되는 마약 대부분이 남부 멕시코와의 국경지대를 통해 들어온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다소 무색해졌다고 비꼬았다. 언론들은 뉴어크 항 코카인 적발은 여전히 미국으로 반입되는 마약의 최대 통로, 특히 대규모 반입 통로가 항구임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항구와 육로의 반입 규모에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남부 국경장벽 건설 필요성을 거론할 때마다 불법 육로를 통해 다량의 마약이 밀반입되고 있다고 주장한 사실을 지적했다. 국경검문소가 아닌 불법 통로를 통해 다량의 마약이 반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최근 국가비상사태 선포 의사를 표명한 후 "대규모 밀반입 마약의 대부분은 항구를 통하지 않는다. 그들은 항구를 통과할 수 없다. 유능한 단속요원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양을 들여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WP는 그러나 남부 국경지대로부터 거의 2천 마일(약 3천200km)이나 떨어진 곳에서 사상 최대 규모 수준의 마약이 적발된 것은 마약밀반입업자들이 여전히 항구를 주요 마약 반입 통로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에 들어오는 마약 대부분은 불법 국경 통로가 아니라 합법적인 항구 출입 소를 통한다고 덧붙였다.
마약 반입 통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그동안 행정부 내에서도 상당수 반론이 제기돼 왔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자신이 국토안보 장관이던 지난 2017년 의회증언을 통해 대부분의 마약이 항구를 통해 들어 온다고 밝혔다. 국경 보안관리들도 유사한 견해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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