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8년 50위권에 中기업 19개, 美기업 12개…톱3는 美기업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인공지능(AI) 분야의 특허권 경쟁에서 양적으로는 중국이 미국을 이미 앞섰다는 통계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2016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공개된 AI 특허 출원 건수를 자체 집계해 1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상위 50위 안에 들어간 기업은 중국이 19개로, 미국(12개)보다 7개 더 많았다.
닛케이는 2013~2015년 조사 때는 상위 50위에 미국 기업 수가 많았다면서 AI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2016~2018년 미국, 유럽, 일본, 중국 특허청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등을 통해 공개된 AI 관련 특허출원 건수를 특허분석 전문 업체의 도움을 얻어 조사했다.
이 기간에 IBM이 3천건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고 그다음이 마이크로소프트(1천955건), 구글(1천659건) 순으로 미국 기업이 '톱3'를 차지했다.
중국 기업 가운데는 바이두가 1천522건으로 4위에 올라 순위가 가장 높았다.
그러나 상위 50위권에 든 기업 수로는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
미국 기업은 12곳이 상위 50위에 올라 직전 조사(2013~2015년) 때보다 50위권 기업이 7곳이나 줄었다.
반면에 중국은 19곳이 50위권에 포함되면서 직전 조사 때(8곳)와 비교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닛케이는 중국 정부가 거국적으로 AI 연구개발 정책을 강화한 것이 중국 기업의 특허출원이 늘어난 배경이라며 작년 한 해 동안 중국 기업의 공개 특허출원은 3만건을 넘어서 5년 전의 10배 정도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전체 건수 기준으로 2015년 미국을 따돌리고 선두로 올라선 뒤 작년에는 미국의 약 2.5배를 출원했다.
분야별로는 전자상거래, 데이터 검색, 언어 처리 등의 건수에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화상처리 기술 분야에선 중국의 공개 특허출원 건수가 1만6천건으로 미국의 4배 이상에 달했다.
동영상에 비치는 인물의 얼굴에서 이름을 특정하는 얼굴인증 기술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중국 기업은 출원 특허 가운데 95% 정도를 자국 특허청에 출원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인구 14억명의 거대 시장인 국내에서 기술 기반을 다지면서 그중 많은 사례가 해외 출원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AI는 바이오 기술 등과 비교해 특허를 인정받기 쉽다.
실제로 모든 분야를 기준으로 한 특허출원 인정 비율은 70% 수준이지만 AI 분야의 하나인 기계학습은 90%를 넘고 있다.
AI 특허 전문가인 가와노 히데히토 변리사는 "빨리 출원하면 인정될 가능성은 높은 것이 AI 분야"라며 중국 기업들이 AI 특허출원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닛케이는 지난 1월 WIPO가 처음 공개한 AI 관련 특허출원 보고서를 근거를 인용해 1950년대부터 2016년까지 누계로 미국과 일본이 출원을 주도했지만 중국이 2010년대 들어 출원을 대폭 늘리면서 최근 출원 건수에선 미·일을 앞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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