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수그러든 주말…'숨통'트인 시민들 마스크 없이 나들이
"아직은 불안"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정래원 기자 = 한주 내내 공기를 뒤덮었던 미세먼지가 토요일인 9일 한풀 꺾이면서 서울 도심 곳곳에 봄기운을 느끼기 위해 외출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서울의 일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43㎍/㎥로 '보통'(51∼100㎍/㎥),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8㎍/㎥로 '보통'(16∼3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일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35㎍/㎥, 미세먼지 농도가 186㎍/㎥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으로, 대부분 시민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외출했다.
광화문광장 일대는 가족이나 연인끼리 나들이 나온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북적였고,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주중에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근무했던 의경들도 이날은 마스크 없이 근무를 섰다.
낮 기온이 오르면서 많은 시민이 두꺼운 코트 대신 가벼운 카디건이나 재킷 차림을 하고 주말 거리로 나섰다. 두꺼운 옷을 벗어 한 손에 든 채 포근해진 날씨를 즐기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주말을 맞아 여자친구와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직장인 채 모(30) 씨는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소화를 시키고 싶어서 한강공원으로 왔다"며 "며칠 동안 미세먼지가 심해서 외출하기를 꺼렸는데 오늘은 공기가 좋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야외 활동을 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연세대 신촌캠퍼스 운동장을 찾은 대학생 주 모(22) 씨는 "오랜만에 동기들과 축구를 하러 나왔다.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사람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불안감이 있어서인지 운동장이 한산하다"고 덧붙였다.
다소 누그러졌으나 여전히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이 꺼려진다는 이들도 있었다. 일부는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외출에 나섰다.
가족들과 함께 집 근처 식당에 가는 길에 마스크를 착용한 주부 강 모(57) 씨는 "이제 (익숙해져서) 마스크를 쓰고 숨을 쉬는 게 더 편하다"며 "곧 황사도 올 텐데, 당분간 매일 마스크를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한 백화점을 찾은 이 모(24) 씨도 "이번 주 내내 미세먼지가 심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 밖을 돌아다니기 찝찝해 실내에서 쇼핑하기로 했다"며 "공기 질이 좋아졌는지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기세가 다소 수그러든 주말을 맞아 나들이 차량이 몰리면서 주요 고속도로의 정체 구간도 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경부고속도로는 서울 방향 대왕판교나들목→서초나들목 10.4㎞ 구간, 부산 방향 경부선입구(한남)→반포나들목, 서초나들목→양재나들목 등 4.6㎞ 구간에서 차들이 시속 40㎞ 미만으로 서행하고 있다.
남해고속도로 순천 방향 12.4㎞ 구간과 중부내륙고속도로 창원 방향 7.6㎞ 구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판교(구리) 방향 8.8㎞ 구간, 판교(일산) 방향 7.8㎞ 구간도 차들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날 전국의 교통량을 평소 주말보다 다소 많은 총 462만 대로 예상했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8만 대가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까지 24만 대가 이동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는 49만 대가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까지 21만 대가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 방향 고속도로 정체는 오전 11∼12시께 정점을 찍고 오후 8∼9시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방향은 오후 5∼6시에 가장 심해졌다가 오후 9∼10시 해소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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