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112에 '음주운전 의심' 신고 뒤 운전자 태우고 현장 이탈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택시기사가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경찰에 신고한 뒤 운전자를 도왔다가 벌금을 내게 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택시기사 A씨는 지난해 5월 초 새벽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 B씨가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A씨는 자신의 택시로 B씨의 승용차를 막아선 뒤 112에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있다'고 신고했다.
그 직후 A씨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B씨를 태운 채 B씨 차를 운전해 현장을 이탈한 것이다.
경찰을 따돌렸다고 생각했지만 112 신고 기록 등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과 검찰은 A씨가 음주운전 적발 위기에 처한 B씨를 도와주는 대가로 사례금을 받을 생각에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보고 범인도피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A씨는 재판에서 사례금 때문에 B씨를 도와준 게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B씨가 경찰 조사에서 실토하는 바람에 빠져나갈 수 없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추성엽 판사는 지난 6일 A씨의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B씨 역시 음주운전으로 약식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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