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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길 찾은 ODA봉사단] ③동티모르 영양강화쌀 보급 강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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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길 찾은 ODA봉사단] ③동티모르 영양강화쌀 보급 강승우
세계식량기구 파견 학교 시범급식 추진, "남을 돕는일 인내 중요"



(동티모르=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동티모르에서는 5세 미만 아동의 60%와 가임기 여성의 49%가 영양부족으로 빈혈을 앓고 있습니다. 영양강화쌀(Rice Fortification) 보급은 건강한 식단을 조성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일이라 보람도 큽니다."
코이카의 국제개발기구 전문봉사단에 응모해 지난해 4월부터 세계식량기구(WFP) 동티모르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강승우(26) 씨는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백미에 약간의 반찬만 먹는 게 일반적인 동티모르 식단을 개선하기 위해 영양성분을 가미한 쌀 보급을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코이카는 전문분야 글로벌 인재양성을 목표로 파견국의 정부 기관, 연구소, UN 산하기관, 국제NGO 등에 1년 임기의 전문봉사단을 2015년부터 파견하고 있다. 봉사단 경험은 실제 국제기구 진출로도 이어지고 있어서 '경력사다리'가 되고 있다.
식량 자급자족이 안 되는 동티모르는 쌀의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쌀알이 길쭉하고 끈기가 없어 부슬부슬 흩어져 버리는 안남미가 주식이다.
WFP는 잡곡 또는 현미가 아닌 백미만을 먹어온 식습관으로는 영양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해 비타민, 철분, 아연 등 영양소를 고루 가미한 쌀과 일반쌀을 섞은 혼식 보급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 씨는 부임 후 줄곧 사무소에서 사업계획을 세워 동티모르 정부에 제안했지만 익숙한 식습관을 바꾸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혼식 보급에 부정적인 정부 부처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설명회를 열었고, 영양강화쌀 보급에 필요한 비용 마련을 위해 ODA 사업을 펼치는 나라에 지원요청 문서를 보내기도 했다.
도정기술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당장 영양강화쌀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우선은 국제 원조를 통해 보급하면서 인식개선도 병행하고 점차로 기술도 전수한다는 게 WFP의 방침이다.
강 씨는 "국제개발기구는 국내 개발원조 단체와 달리 담당자로 부임하자마자 책임과 권한을 부여한다"며 "처음에는 막중한 부담감을 느꼈지만 내 일이라는 주인의식이 생기면서 전문성을 높이려 공부도 병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 봉사단을 지원할 때 처음에는 농어촌이나 학교 등 현장 활동을 생각했는데 정책을 만드는 일을 맡게 될 줄 몰랐다며 "정책을 세우는 일이나 현장 봉사나 양쪽 모두 소중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동서대학에서 보건행정을 전공한 그는 1년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면 국제개발 분야 석사과정에 도전할 계획이다. 동티모르에서의 봉사 경험 덕분에 국제기구에서 세계를 무대로 ODA 사업을 펼쳐보고 싶은 꿈도 생겼다.
강 씨는 개도국을 도울 때 절대로 조급해서는 안 된다며 '인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에게 메일을 보내면 보통 일주일 지나서 확인합니다. 약속된 미팅의 당일 취소도 예사입니다. 심지어 월요일은 휴일 끝이라고 1시간 이상 늦게 출근하는 공무원도 많죠. 처음에는 '과연 원조를 받을 준비가 된 사람들인가?' 의아심도 들었죠. 시간이 지나니 그런 가운데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문화가 보이더군요. 남을 돕는 것은 내 형편보다 상대방 사정을 헤아리고 기다려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wakar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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