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는 계속된다"…'여성의날' 힘찬 외침(종합)
3·8 세계여성의날 행사 곳곳에서 열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근절되고 성 평등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그 날까지 미투는 계속될 것입니다."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성평등 사회 실현을 외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여성단체들은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고 성차별·성폭력이 없는 사회를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오후 6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제35회 한국여성대회 기념식을 열었다.
상사의 성추행을 폭로해 한국 사회 미투 운동 물꼬를 튼 서지현 검사는 이날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받았다.
서 검사는 "미투가 번지는 세상이 아닌 미투가 없어지는 세상에서 사는 꿈이 생겼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고, 맞고 차별당하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자녀가 성별이 아닌 재능과 노력으로 평가받는 세상, 후손들이 여성이라고 차별받는 세상이 있었냐고 이야기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봤다고 폭로한 김지은 씨, 문학계 성폭력 문제를 고발한 최영미 시인 등은 미투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참석자들은 3.8 여성 선언을 통해 "모든 여성이 일상에서 차별 없이 동등하게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미투 관련 법·제도 개선, 낙태죄 폐지, 여성 정치 대표성 확대, 성별 임금 격차 해소.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여성연합 홍보대사인 배우 권해효와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가 진행한 이날 행사에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등 각계 인사와 여성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념식 후 참가자들은 종로 일대를 행진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이날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여성과 경제'를 주제로 한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남녀임금 격차, 고용불안, 경력단절 등의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사회참여 기회를 받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당연한 권리를 누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결의했다.
이날 행사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은 '여성 공천 30% 규정 의무화'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등 13개 단체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스톱(STOP) 조기퇴근시위'를 했다.
이들은 채용 성차별, 차별임금, 성희롱·성폭력 등을 고발하고 '페이 미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종일 다양한 집회가 이어졌다.
노동당과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 등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스쿨미투 성폭력의 역사를 끝내자'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태죄 폐지를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도 각각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채용·임금·승진 등에서의 성차별 철폐를 촉구했다.
유엔은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생존권과 참정권 보장을 위해 궐기한 날을 기념해 세계여성의 날을 공식 지정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으로 여성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날 발표한 여성의 날 기념 메시지에서 "성 평등은 실질적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라며 "평등을 일상으로 구현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내실화하는 동시에 인식과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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