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탈레반 아프간 평화협상 '삐걱'…철군 시점 등 이견
"3년 이상" vs "1년 내"…'테러리즘' 의미 놓고도 입장 달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 중인 미국-탈레반 간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파키스탄 데일리타임스 등은 미국과 탈레반이 지난달 25일부터 진행한 이번 평화협상에서 주요 이슈에 대한 입장을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앞서 양측은 지난 1월 회담에서 아프간 내 국제테러조직 불허 등을 조건으로 현지 외국 주둔군을 모두 철수하는 내용의 평화협정 골격에는 어느 정도 합의했다.
하지만 세부 협상에 들어가서는 곳곳에서 이견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우선 외국군 철수 시점에서 양측이 상당한 이견을 드러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 1만4천명 가운데 절반가량을 몇달 내로 감축하고 극히 일부를 남긴 채 나머지 병력은 모두 3∼5년 내에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탈레반은 1년 이내에 외국군 모두가 철수해야 하며 철군 스케줄도 공표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리즘'의 뜻을 규정하거나 탈레반의 그간 활동에 대한 의미를 재평가하는 이슈도 난제다.
2001년 미국 공습으로 정권에서 밀려난 탈레반으로서는 자칫하면 자신들의 그간 '대(對)서방 항쟁'이 '테러 활동'으로 폄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탈레반은 그간 미국 정부의 꼭두각시인 아프간 정부와 머리를 맞댈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 지금도 이 문제와 관련해 양측의 견해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회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여러 이슈에 이견이 있어 평화회담이 거의 무산되기 직전"이라고 보도했다.
데일리타임스도 "미국과 탈레반이 견해차를 제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후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을 테러 배후로 지목한 뒤 탈레반 정권에 빈 라덴을 내놓으라고 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를 거부했고 미국은 그해 10월부터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5년간 유지했던 정권을 내놓게 된 탈레반은 아프간 곳곳에서 정부군 및 미군을 공격해왔다.
탈레반은 이후 세력 회복에 성공, 지금은 2001년 이후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아프간 전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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