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모든 민주화 운동 옳게 평가하고 유공자 찾을 것"
대전 3·8 민주의거 기념사…국가기념일 지정 후 첫 정부 행사 거행
고등학생 외침으로 시작한 충청권 민주화 운동 효시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8일 "대전 3·8 민주의거를 포함한 모든 민주화 운동을 옳게 평가하고, 그 유공자를 합당하게 예우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린 '3·8 민주의거 59주년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에서 "3·8 민주의거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실현 과정의 중심적 가교였으나, 정당한 평가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이승만 정권이 집권 연장을 위해 부정선거를 획책했으나, 우리 학생과 청년은 불의에 항거했다"며 "이젠 백발이 되신 그날의 영웅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3·8 민주의거 기념관 건립에 대해선 합리적 기준을 만들어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총리는 "현재 우리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민족 공동의 번영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며 "59년 전처럼 지금의 우리도 험난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새 길에 함께 나서자"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3·8 민주의거 국가기념일 지정 후 처음으로 열리는 정부 행사다.
이 총리, 허태정 대전시장,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설동호 대전시 교육감,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3·8 민주의거 참여자, 시민, 학생 등 1천500여명이 참석했다.
대전 출신 방송인 서경석의 사회로, 경과보고·국민의례·민주의거 정신 승화 공연·총리 기념사 등 순으로 이어졌다.
경과보고의 경우 특히 59년 전 당시 민주화를 외치던 역사적 장소에서 영상으로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김용재 3·8 민주의거 기념사업회 의장, 고등학생, 초등학생이 함께 당시 행진 동선을 따라 돌아보며 역사적 사실을 기억했다.
'벽을 넘어서'라는 기념 공연은 부패한 권력의 거대한 장벽 속에 갇혔다가 고등학생들의 용기 있는 외침이 학교의 벽을 넘어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는 시나리오로 꾸몄다.
당시 결의문은 금산여고 3학년 김미선 학생 등 6명이 자율적으로 신청해 낭독했다.
애국가는 3·8 민주의거에 학생들과 참여했다가 체포된 조남호 교사와 당시 제자 2명(최우영·김영광)이 선도해 불렀다.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시간도 있었다.
실제 시위에 참여했던 민주의거자를 비롯해 대전고·대전여고·둔원고·괴정고 등 4개 학교 학생이 거리행진을 했다.
시청사 둘레길 1.1㎞를 배경으로 가두행진 하는 과정에 시위 진압 퍼포먼스까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3·8 민주의거가 국가기념일로 제정될 수 있도록 힘써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민주의거 정신을 후대에 계승할 수 있도록 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8 민주의거는 자유당 정권 부패와 횡포에 저항해 일어난 대전지역 고등학생 민주화운동이다.
1960년 3월 8일 민주당 선거유세에 맞춰 진행한 대전고 재학생 1천여명의 시위를 필두로 3월 10일에는 대전상고 학생 600명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충청권 최초의 학생운동으로, 지역 민주화 운동 효시가 됐다.
대구 2·28 의거, 마산 3·15 의거와 더불어 4·19혁명 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허 시장은 아울러 이낙연 국무총리와 단재 신채호 생가도 찾아 기념관 건립을 비롯한 사업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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