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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 생전 인터뷰서 "정신적 해방감으로 '광장'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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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 생전 인터뷰서 "정신적 해방감으로 '광장'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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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인훈 생전 인터뷰서 "정신적 해방감으로 '광장' 완성"
    정병준 이화여대 교수, 2017년 대담 '역사비평'에 게재
    "'광장'을 쓴 것은 운명…쓰고 싶은 것을 썼을 뿐"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해 7월 84세를 일기로 타계한 소설가 최인훈이 "큰 시대가 열렸다는 정신적 해방감 같은 것이 소설 '광장' 집필에 작용했다"고 말한 2017년 인터뷰가 공개됐다.
    최인훈이 육군 장교로 근무하던 1960년 11월 발표한 중편소설 '광장'은 한국 현대문학사에 뚜렷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그는 이전에도 시대의 '서기'로서 이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정병준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는 2017년 7월 15일 경기도 고양 최인훈 자택을 찾아가 두 시간 동안 나눈 대화를 글로 옮긴 대담록을 계간지 '역사비평' 최신호에 실었다.
    역사학자인 정 교수는 '광장'에서 한국전쟁기 북한군 포로들이 남한과 북한이 아닌 중립국을 택한다는 내용에 주목해 실제 중립국으로 떠난 포로를 연구했고, 중립국행 포로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인훈과 인터뷰를 했다.
    최인훈은 정 교수가 4·19라는 시대적 배경이 '광장' 집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묻자 "4·19와 5·16 사이에 해방 이후 남한에 존재했던 일체의 모순들이 폭발했는데, 이제는 뭔가 좀 말해봐야 하지 않나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내가 한 것이 별 볼 일 없는 그냥 우연의 소산이라고 말할 수 없고, 시대라는 큰 모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광장'이 4·19라는 특수한 시대적 상황이 낳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광장'은 함경도 회령에서 태어난 뒤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월남해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최인훈의 독특한 개인사가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일본이 망하기 직전 마지막 10년 동안의 체제를 그대로 찍어낸 듯한 북한 공산주의 아래에서 1945년부터 5년간 생활했고, 남한 출신 작가들 특유의 완전히 비정치적인 의식이나 대단히 막연하고 비사회적인 전통에 푹 빠질 만큼 남한에 머물지도 않았다"면서 "'광장'을 쓴 것은 운명적인 일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마치 생물학자가 생태 연구를 하듯이 남북을 오가며 가볍게, 심오하지 못하게 관찰하고, 그 결과물을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내놓기에 대단히 적절한 정신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광장'을 쓸 당시 이렇다 할 학문적 소양도 없는 평범한 문학계 신인이었던 최인훈은 이 작품이 야기할 파장을 예측하지 못했고, 특별한 자각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역 군인으로서)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그냥 뭔가 쓰고 싶은 것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라며 "그때 정치적 식견은 고사하고 세계 정치사나 한국 정치사, 한국 현대사 같은 것에 대해 뭔가 생각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장'이라는 제목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제목을 가지고 쓰기 시작하지는 않았고, 쓰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며 "'광장'을 쓸 때는 권투선수로 말하자면 주먹을 내고 스텝을 밟는 정해진 폼이나 포즈를 익히기도 전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인훈은 인터뷰 말미에서 문학을 환각제 혹은 아편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젊은 시절을 회상하면서 "아편이 몸에 나쁘다는 건 다들 알지만 그래도 먹는다"며 일제강점기 지식인들은 배신감과 고통 때문에라도 '아편'을 맞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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