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항공운항과에 여성만 지원 허용은 차별"…개선 권고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항공기 객실승무원을 양성하는 대학 항공운항과의 특별전형 지원 대상을 여성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성별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런 기준을 고수한 한 전문대학에 항공운항과 신입생 지원자격을 특정 성별로 제한하지 않도록 관련 모집기준 개선을 권고했다고 7일 밝혔다.
객실승무원이 되고자 이 대학 항공운항과에 입학을 희망했던 남성 A씨는 양성이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일반전형과 달리 특별전형에서 지원자격을 여성으로 제한한 것은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대학은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보편적인 교육 기준에 따라 차별 없이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 일반전형에서는 앞선 인권위 권고를 수용해 남학생을 선발하도록 했다"며 "하지만 특별전형은 남성과 여성의 성비가 1대 100 정도의 비율로 채용되는 항공승무원의 직업적 특수성 때문에 여성 선발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이 학교는 2015년 3월 항공운항과 지원자격을 여성으로 제한한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는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 2018학년도부터 일반전형을 통해 남성을 선발하고 있다. 이 대학은 일반전형으로 19명, 특별전형으로 171명을 선발한다.
학교 측은 또 "특별전형에서 여성 선발은 전문대학 설립 목적에 따른 우리 대학의 사명과 '취업이 잘 되는 대학'이라는 비전에도 부합한다"며 "인권위 내에서도 '학생 선발은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등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특별전형의 본질은 특별한 경력이나 소질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성별은 특별한 경력이나 소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항공기 객실승무원으로 여성이 많이 채용된다는 사실은 성 역할 고정관념에 따른 차별적 고용구조일 뿐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해 고려해야 할 불가피한 직업특성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또 "'취업이 잘되는 대학'이라는 비전은 대학이 직면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일 수 있으나 취업률은 대학이 성취해야 할 목표이지, 성별에 따른 차별 처우를 정당화할 만큼 대학의 정체성을 나타낸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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