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덮친 '대전 머스탱 사고' 뒤엔 외제차 불법 대여(종합)
경찰, 10대 운전자 구속하고 무등록 대여업자 불구속 입건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미성년 운전자가 길가던 연인을 덮친 이른바 '대전 머스탱 사고' 배경에는 무등록 렌터카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사) 위반 혐의로 운전자 전모(17) 군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또 전군에게 차량을 빌려준 혐의(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로 박모(31) 씨 등 3명, 무면허 운전 혐의로 동승자(17)를 불구속 입건했다.
전군은 지난달 10일 오전 10시 14분께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무면허로 머스탱 승용차를 운전하다 인도를 걷던 연인 사이인 박모(28) 씨와 조모(28) 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박씨가 숨지고, 조씨는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군이 머스탱 차량을 운전한 경위를 조사하다 배경에 '불법 차량 대여'가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머스탱 차량은 원래 대구에 거주하는 박모(31) 씨가 자신의 명의로 캐피탈에서 한 달에 115만5천220원을 주고 60개월 동안 빌린 것이다.
박씨의 사촌 안모(28) 씨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서 나모(19) 군이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나군에게 접근했다.
박씨는 나군에게 한 달에 136만원을 받기로 하고 머스탱 차량을 빌려줬다.
나군은 이 차량으로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SNS)에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했고, 이를 본 전군이 일주일에 90만원을 내기로 약속하고서 머스탱을 빌려 운전한 것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자동차대여 사업을 하려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박씨와 사촌 안씨, 그에게 차를 빌려 다시 대여업을 한 나군 등 3명은 이런 절차 없이 불법으로 대여업을 했다.
전군은 사고 엿새 전인 지난달 4일에도 대전 대덕구에서 이 차량을 난폭하게 몰다 적발되기도 했다.
사고 당일엔 친구를 차에 태우고서 제한속도가 시속 50㎞인 도로에서 시속 96㎞로 추월하다 운전 미숙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못해 인도로 돌진했다.
경찰 조사에서 전군은 "그냥 타고 싶어 외제차를 빌렸다"고 진술했다.
나군은 전군이 무면허인 것을 알면서도 차량을 빌려줘 무면허 방조 혐의가 추가됐다.
경찰은 박씨가 총 외제차 5대를 캐피탈에서 렌트한 것을 확인하고, 이 차량도 불법 자동차 대여업과 관련이 있는지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제차를 운전하고 싶어하는 10대의 호기심과 이를 돈벌이로 이용한 어른들의 욕심이 맞물려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앞으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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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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