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흑산공항 전환점 맞나…국립공원위 민간위원 교체 촉각
민간위원 8명 임기 만료, 유임 또는 교체…찬반 입장 변할지 주목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사실상 중단된 전남 신안 흑산공항 건설사업이 다음 달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들어설 예정인 흑산공항 사업을 심의하는 국립공원위원회 민간위원의 절반가량이 교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건설에 반대했던 민간위원들이 대거 바뀐다면 흑산공항 건설사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이 유임되거나 반대론자들이 다시 선임될 경우 현재와 같은 사업의 장기간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환경부·전남도·신안군 등에 따르면 오는 4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소속 민간위원 15명 중 8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위원회는 정부 소속 당연직 위원 10명과 민간위원 15명으로 이뤄져 있는데, 민간위원 중 일부가 임기 2년을 채워 이들의 유임 또는 교체 여부가 곧 결정된다.
공항건설 여부에 관심이 큰 지자체와 환경단체 등은 이들 민간위원의 교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항건설 찬성 측은 지난해 흑산공항 건설을 놓고 벌어졌던 찬반 논란을 끝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를 이 국립공원위원회의 민간위원들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건설에 부정적인 환경 보호론자들이 민간위원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흑산공항이 환경부 심의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항건설 찬성 측은 교체 대상 민간위원 8명이 좀 더 중립적이거나 공항건설 찬성 쪽 인사들로 채워진다면 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공항건설에 우호적이거나 최대한 중립적인 인사들로 바뀔 수 있도록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기 2년을 채웠더라도 2년 더 유임이 가능한 데다 위원이 바뀌더라도 공항건설에 찬성하는 인사로 채워진다는 보장도 없어 이 같은 기대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공항건설 반대 측도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는 만큼 민간위원 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전남지역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민간위원이 누구로 바뀌더라도 국립공원위원회가 환경보호라는 대명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위원회가 그 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공항건설 관련 서류를 보완해 다시 제출하기로 한 서울지방항공청도 이 때문에 보완서류를 섣불리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국립공원위원회의 제반 상황을 잘 살피지 않은 채 다시 공항건설 심의를 요구했다가 거부될 경우 사업은 사실상 물 건너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항공청 입장에서는 아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며 "공항건설을 위한 제반 여건이 확실해져야만 항공청이 움직일 것이므로 국립공원위원회 민간위원 유임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지방항공청은 1천833억 원을 들여 흑산도 68만3천㎡ 부지에 1.2㎞ 길이 활주로와 부대시설 등을 갖춰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소형공항을 건설하려고 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대로 사실상 사업 추진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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