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민군복합항 완공 3년 만에 첫 크루즈관광객 맞아
퀸메리2호 2천400여명 태우고 입항…도·강정마을 환영 행사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 서귀포시 강정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가 2일 완공 3년 만에 처음으로 크루즈 관광객을 맞이했다.
영국 국적의 월드와이드 크루즈선 '퀸 메리 2호'(14만8천t)는 이날 오전 8시께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38개국 승객 2천400여 명을 태우고 민군복합항에 입항했다.
배에서 내린 승객들은 서귀포시내와 성산일출봉 등 도내 관광지 곳곳을 찾아 여행을 즐겼다. 매일올레시장 등 서귀포 지역 상권을 이용할 수 있는 셔틀버스도 준비돼 관광객을 실어 날랐다.
첫 입도 관광객 부부는 원희룡 제주지사,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이 주는 꽃목걸이와 기념품을 받았다.
퀸 메리 2호 관광객들은 이날 오후 6시까지 하루 일정으로 제주 관광을 한 뒤 다음 목적지인 홍콩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강정크루즈터미널 앞에서는 제주도와 강정마을이 함께 준비한 '서귀포 강정 크루즈항 첫 입항 환영식'이 열렸다.
환영식에서는 해군 군악대 공연과 강정마을 걸궁·사물놀이가 펼쳐졌으며, 한복·해녀 전통의상 체험장과 강정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지역 특산품 판매 부스가 마련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민군복합항 건설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갈등이 있었던 만큼 강정 크루즈항 순항, 이를 통한 공동체 회복과 지역 발전에 대한 열망이 컸다"며 "퀸 메리 2호 입항을 시작으로 비로소 민군복합항이 제 기능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강정마을 주민과의 상생·화합 방안에 대해 언급하며 "크루즈 터미널과 연계한 일자리·수익 창출을 실현해 지역경제와 상생하는 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은 "해군기지 추진 과정에서의 갈등과 고통을 뒤로하고 화합과 상생의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강정 크루즈항을 세계적 관광미항으로 발전시키고, 강정마을을 다시 찾고 싶은 아름다운 마을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민군복합항은 2016년 2월 완공됐다. 이후 제주도는 편의시설을 갖추는 등 개항 준비를 해 2017년 7월부터 크루즈 입항 예약을 받기 시작, 같은 해 말까지 중국발 크루즈선 166척의 예약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의 여파로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제주 방문 일정이 모두 취소됐으며, 최근까지도 크루즈 관광객이 찾아오지 않아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져 왔다.
2017년 9월 28일에 관광객은 내리지 않고 선상 용품만 싣는 '테크니컬 콜'(Technical Call) 형태로 크루즈가 민군복합항에 잠시 정박한 적은 있지만, 크루즈에서 관광객이 내려 항만시설을 이용하고 제주 관광을 즐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군복합항 방파제에는 15만t급 이상 초대형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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