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3·1운동 속으로' 1일 광주·전남서 외치는 독립만세
광주서 총과 말 동원 대규모 만세운동 재현…여수·목포 등 지역 특색 맞춰 기념행사
(광주·전남=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일제의 국권 침탈에 항거해 들불처럼 일어났던 3·1운동의 역사적 장면이 100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광주·전남 곳곳에서 펼쳐진다.
28일 광주 3·1혁명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11시부터 광주 금남로 일대에는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시민 수천 명의 목소리로 가득 찬다.
만세 행진 대열은 각자 다른 3곳의 장소에서 시작해 금남로 공원으로 모여든다.
메인 행렬은 광주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광주일고 앞에서 출발해 독립만세를 외치며 금남로 공원으로 향한다.
고려인마을 100여명과 종교계 200여명도 각각 중흥초등학교와 광주세무서 앞에서 만세 행진을 시작해 금남로 공원에서 중심 행렬과 합류한다.
이 자리엔 각계각층의 참여자 5천여 명이 모일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한다.
금남로 공원에서 대열을 정비한 행진 대열은 태극기를 흔들며 5·18 민주광장을 향해 본격적인 만세 대행진을 펼친다.
대행진은 100명의 재연 배우가 선두를 이끌며 100년 전 상황을 재연한다.
이들은 당시 교복이나 한복을 입고 독립신문을 거리에 살포하거나 만세를 외치며 행진에 참여한 이들을 독려한다.
말을 탄 일본군과 경찰은 이들을 뒤에서 쫓으며 극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대행진에는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6m 높이의 대형 소녀상과 세상을 깨끗하게 쓸어주는 빗자루 모양의 대형 '세심비(洗心비)'도 등장한다.
무게가 1t에 달하는 세심비는 화물차에 실려 대열에 합류하게 되는데, 민족대표 33인을 기리는 뜻에서 시민 33명이 세심비에서 늘어뜨린 흰색 천 자락을 잡고 행진할 예정이다.
5·18민주광장에 도착한 행진 대열은 이곳에서 광주시 기념식에 참가한 사람들과 합류한다.
정오에 맞춰 전국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만세 삼창에 참여한다.
광장 입구에선 주먹밥을 나누며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나눔의 정신'을 기린다.
이후 5·18민주광장에선 항일 독립운동부터 5·18민주화운동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굴곡을 담은 기념공연 등 시민문화제가 이어진다.
독립투사의 후손인 광주 고려인들은 매년 개최해 온 별도의 자체 기념행사를 연다.
오후 2시께 고려인마을 인근 어린이공원에서 '고려인 독립군가' 등을 합창하고 만세 운동을 재현한다.
항일 의병의 고장인 전남에서도 이날 출정식을 시작으로 오는 4월 11일까지 42일 동안 독립 만세 운동을 재현한다.
일경이 휘두른 칼에 팔이 잘려나가자 다른 손으로 태극기를 집어 들고 독립 만세를 외친 '남도의 유관순' 윤형숙(윤혈녀) 선생이 묻혀있는 여수에선 윤 선생의 묘소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등 기념식을 연다.
여수 이순신 광장에선 청년 플래시몹 퍼포먼스와 희생 영령을 달래는 진혼굿 등의 시민문화제가 펼쳐진다.
정명여학교 학생들이 두 차례의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목포에서도 유관순과 김구 선생의 모습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도청 앞 광장과 남악 시내 등에서 시민과 함께 독립만세 운동을 펼친다.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독서토론 열차학교 졸업생 200여명도 도교육청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뒤 합류한다.
순천에선 '조선독립선언서'가 남원에서 구례를 거쳐 순천에 도착하는 과정을 자전거를 타며 재현하기로 했다.
태극기를 휘두른 순천시자전거연맹 회원 200여명이 당시 독립선언서가 부착됐던 저전동과 해룡면, 황전면 방면에서 시내를 돌며 만세운동 분위기를 띄운다.
곡성에선 3·1운동을 주도했던 백당 신태윤 선생을 기리며 시비(詩碑) 제막과 시 낭송 등을 한 뒤 곡성읍 시가지를 행진한다.
민족대표 33인 중 호남에서 유일하게 참여한 양한묵 선생의 고향인 해남에선 항일운동 희생자 합동 추모제가 열린다.
이 외에도 장성과 화순에서 각각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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