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반역죄' 재판에 스페인 전 총리 증인 출석
전 총리·부총리 출석에 카탈루냐 측에서도 전 수반 나와 '설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의 전(前) 총리와 부총리가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선언을 주도한 인사들에 대한 '반역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독립 추진세력을 맹비난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전 스페인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마드리드의 대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그들(카탈루냐 지도부)은 내가 총리로 있는 한 국가 주권을 무너뜨리려는 합법적 주민투표는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라호이의 총리 재직 당시인 2017년 10월 1일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의 주도로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시행한 뒤 10월 27일 자치의회에서 독립 선포안을 통과시켰다.
라호이 총리는 이에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일시 박탈하고 자치의회도 해산해버렸다.
라호이 전 총리에 앞서 소라야 사엔즈 데 산타마리아 전 부총리도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이들은 폭력 사태가 일어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법원의 금지명령을 어기고 주민투표를 조직했다"고 주장했다.
산타마리아 전 부총리는 격앙된 목소리로 "모든 이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지만 법을 어기고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폭력 사태를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산타마리아는 라호이 총리가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박탈한 뒤 카탈루냐 정부의 임시수반으로 보낸 인물로, 카탈루냐를 잠시나마 직접 통치했다.
그가 재판에서 말한 폭력 사태는 주민투표를 막는 스페인 경찰들과 카탈루냐 주민들이 물리적으로 충돌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실제 카탈루냐 분리독립 추진은 자체 주민투표 실시와 거리 집회 등 대부분 평화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카탈루냐 측에서도 아르투르 마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증인으로 나와 스페인 정부를 비난했다.
마스 전 수반은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에 대규모로 경찰들을 보내 주민투표를 막는 과정에서 폭력적으로 대응했다면서 "스페인 정부가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고 주장했다.
기소된 카탈루냐 지도부는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 등 12명이다.
훈케라스 등 9명이 반역죄로 기소됐고, 나머지 3명은 불법 주민투표를 추진해 공금을 유용한 혐의, 스페인 중앙정부의 명령에 불복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훈케라스는 최대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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