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김광현의 헌신적인 자세, 벌써 2승한 기분"
日 현미경 분석한 뒤 "충분히 싸울 수 있다" 확신
"타자의 능력은 우리가 앞선다. 당돌한 투수 찾겠다"
(온나[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최대 라이벌' 일본의 전력을 철저히 파헤친 김경문(61)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충분히 싸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지난 27일 오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연습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구장을 찾았다.
김 감독은 한국 야구대표팀의 전임 사령탑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오키나와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2일 오키나와에 입국한 김 감독은 김시진 기술위원장, 김평호 전력분석 총괄 코치와 함께 초반 일정을 일본팀 전력 분석에 쏟았다.
23∼24일 셀룰러 스타디움을 방문해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라쿠텐 골든이글스, 니혼햄 파이터스 간 시범경기를 관전했다.
25일에는 고자신킨 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라쿠텐의 시범경기를 둘러봤다.
26일에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니혼햄의 시범경기를 잠시 지켜본 뒤 기노완 구장으로 넘어와 KIA 타이거즈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경기를 참관했다.
말 그대로 숨돌릴 틈 없는 일정이다.
국가대표 사령탑으로서 맞는 첫 대회인 올해 11월 프리미어12까지 넉넉한 시간이 남았지만 김 감독은 조금의 시간도 낭비할 수 없다는 듯 분주하게 오키나와를 누비고 있다.
프리미어12,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패권을 다툴 최대 라이벌 일본의 전력을 분석하는 동시에 KBO리그 팀을 방문해 대표선수 차출과 대표팀 운영에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삼성-LG의 연습경기 이후 오키나와를 찾은 국내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그의 얼굴에서는 새로운 도전에 대해 설렘과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김 감독은 "섣불리 말하긴 어렵지만, 타자의 능력에서는 우리가 일본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앞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라고 해서 겁내지 않고 싸울 수 있는 투수만 있다면 일본과 충분히 싸울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정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지켜본 뒤에 대표 후보를 결정하겠다면서 "당돌한 투수를 찾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비록 올해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도 내년이 기대되는 투수를 찾겠다. 싸울 수 있는 투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우승을 지휘한 김 감독은 이후 KBO리그 팀을 맡으면서 대표팀을 떠나있었다.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했지만 김 감독은 외롭지 않다.
김 감독은 "김광현(SK 와이번스)이 올 시즌 '정규리그 180이닝+대표팀 20이닝'을 포함해 200이닝을 던지겠다고 밝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벌써 2승을 거둔 기분"이라며 흐뭇해했다.
김 감독은 또한 그가 경기장을 찾았다는 소식에 버선발로 달려 와준 '제자' 김현수(LG 트윈스)를 보고 기운을 얻었다.
김 감독은 "(김)현수가 다가와 주는 모습이 뭉클하고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연습생이던 김현수의 가능성을 믿고 꾸준하게 기회를 부여해 지금의 김현수를 만들어냈다.
김 감독의 믿음 속에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도 발탁된 김현수는 일본전에서 대타로 나와 당시 일본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좌완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역전 결승타를 때렸다.
김 감독은 김광현과 김현수의 태극마크를 향한 헌신적인 자세에 고무된 듯 "좋은 그림이 그려진다"며 흡족해했다.
이밖에 김 감독은 "국가대표 코치진이 대부분 한두살 차이로, 비슷한 나이 또래"라며 "그래서 코치진에게 '너희들이 뭉치면 선수들도 뭉친다. 잘해보자'고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3월 1일까지 오키나와에 머문 뒤 7일에는 오사카로 떠난다. 일본과 멕시코의 대표팀 평가전을 관전하며 양 팀의 전력과 주요 선수들의 기량을 체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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