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美시카고서 2020 대선 캠페인 첫 포문 연다
고향 브루클린서 오는 2일 출정식, 3일 시카고서 첫 대중집회…'버니 돌풍' 다시 일까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버니 샌더스(77·무소속·버몬트) 미국 연방상원의원이 2020 대선 출사표를 던진 지 엿새 만에 본격적인 캠페인 시작을 알리고 빠른 행보에 나섰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다음달 2일 고향 뉴욕 브루클린의 브루클린 칼리지에서 대선 출정식을 갖고, 3일 모교 시카고대학이 소재한 일리노이 주 시카고의 관광명소 네이비 피어(Navy Pier)에서 지지자 결집을 위한 첫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19일, 두 번째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양당 정치체제가 공고한 미국 의회에서 30년 가까이 무소속으로 활동해온 그는 2016 대선 민주당 경선에 첫 출마해 '아웃사이더 돌풍'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샌더스 의원은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브루클린 칼리지를 1년 다니고 1960년 시카고대학으로 편입했다. 정치학을 전공하면서 미국 사회당 산하 '청년 사회주의자 리그'(YPSL)에서 활동했고, '인종평등회의'(CORE) 등에 소속돼 흑백 인종분리 반대 운동을 펼쳤다.
희수를 넘긴 샌더스 의원은 청년시절 근거지를 이번 대선의 첫 캠페인 무대로 정한 것이다.
이에 더해 일리노이 주의 예비경선일은 내년 3월 17일로, 비교적 이른데다 선거인단 규모 면에서도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후보 지명을 받는데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샌더스 의원은 2016년 3월 열린 일리노이 민주당 경선에서 지지율 48.6%를 거뒀다. 그러나 민주당 기득권 층의 조직적 지원을 받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지율 50.6%에는 미치지 못했다.
선타임스는 "대부분 대선 후보들은 캠페인 초반에 선거자금 모금을 위한 소규모 사적 모임을 잡는다"며 대규모 대중집회로 캠페인 포문을 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특히 시카고가 지방선거 와중이어서 집회 참석자들을 모으는 일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 하는 우려에 대해 캠프 요원 클렘 밸러노프는 "샌더스 의원의 소셜미디어 네트워크만으로도 '네이비 피어' 행사장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만으로도 수 천 명이 모인다. 샌더스 캠프가 대중집회를 추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19일 대선 출마 발표 직후 24시간 만에 600만 달러(약 67억 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모았다. 캠프 측은 "22만3천여 명이 1인당 평균 26.9달러(약 3만 원)를 기부한 셈"이라며 "대중적 기반이 가장 든든한 무기"라고 자평했다.
2016년 경선 때와 달리 색깔이 겹치는 민주당 후보들이 선거에 뛰어들면서 상황 변화는 있다.
진보 정치단체 '프로그레시브 체인지 캠페인 커미티'(PCCC)는 이미 엘리자베스 워런(69·매사추세츠) 지지를 공표했다.그러나 샌더스 캠프는 이번 주말 브루클린과 시카고에서 잇따라 개최하는 집회가 샌더스의 위력을 재입증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적할 만한 후보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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