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곳 소방·전기·위생 분야 합동점검…감지기 꺼져 있는 곳도 217개소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이 강원도 강릉 펜션에서 사고를 당한 것과 관련 농어촌민박들을 점검해보니 곳곳에서 허점이 노출됐다.
강릉소방서와 한국전기안전공사, 강릉시보건소는 강릉 펜션사고 직후인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강릉 시내 농어촌민박 629곳의 위생, 소방, 전기 분야를 합동 점검했다.
합동점검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어촌민박은 497개소(79%)나 됐고, 적합 판정을 받은 곳은 73개소(11.6%)에 불과했다.
나머지 47개소는 휴업했고, 12개소는 폐업 상태였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항목은 자동확산 소화기를 갖추지 못한 곳이 300개소로 가장 많았다.
농어촌 민박시설 규정에는 필수 시설이 아니지만, 소방법을 적용하면 갖춰야 하는 장비이기 때문이다.
이어 소화기 비치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곳이 263개소였고, 단독 경보형 감지기가 꺼져 있는 곳도 217개소나 됐다.
소화기의 경우 농어촌민박시설에는 층별로 1개씩 갖추도록 하고 있으나, 소방법에는 방마다 1개씩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기 등을 감지하는 단독 경보형 감지기가 꺼져 있는 민박은 손님들이 취사하거나 흡연하면서 꺼놓은 곳이 상당수였다.
당국은 부적합 판정을 받은 민박업소의 소방, 전기 등 시설은 합동점검 이후 모두 시정 조처했다고 설명했다.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농어촌민박(196개소)은 절반이 넘는 106개소(54.08%)가 시공표지판 미설치, 배관 부적정 등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적합 판정을 받은 곳은 74곳(37.7%)에 그쳤다. 나머지 16곳은 휴업 상태였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성고 학생들이 사고를 당한 강릉시 아라레이크펜션도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 곳이었고, 경찰 조사 결과 부실 시공된 보일러 연통(배기관)이 진동으로 조금씩 이탈하면서 배기가스가 누출돼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춘천지검 강릉지청은 최근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C(45)씨, 펜션 운영자 K(44)씨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 했다.
또 가스보일러 시공 인부(51), 펜션 시공업자(50), 한국가스안전공사검사원(49), 가스공급업체 대표(47), 또 다른 펜션 운영자(69) 등 5명을 같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했다.
무단 증축에 관여한 펜션 건축주(45·여)와 펜션 직전 소유주(65·여) 등 2명은 건축법 위반 혐의를 적용,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dm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