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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키맨'의 이례적 강연…美, 北에 막판 '강온메시지'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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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키맨'의 이례적 강연…美, 北에 막판 '강온메시지' 노렸나
앤드루 김, 공개강연서 검토 가능한 北비핵화 조치와 美상응조치 대거 거론
누구보다 협상 잘 아는 민간인사…北압박·유인 노리는 美정부 의도 반영 관측



(워싱턴=연합뉴스) 옥철 이해아 백나리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교정에서 열린 공개 강연 행사에 좀처럼 보기 힘든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었다. 지난해 북미대화 재개와 지속 과정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누구보다 깊숙이이 관여했던 미국 측 인사다.
현재는 은퇴해 민간인 신분이기는 하지만 정보기관에 오래 몸담았고, 그것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길에 빠짐없이 동행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주 앉았던 인사가 2차 북미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공개 강연에 나서자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 전 센터장은 이날 강연에서 자신이 지난해 4월 방북해 확인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이전 정부와 구분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방향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면서 북미가 문제 해결을 위해 생각해봐야 할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를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그는 "전적으로 내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먼저 정치적·안보적·경제적 카테고리로 나눈 상응 조치를 거론했다.
여기에는 북한의 은행거래 관련 제재 완화, 수출입 한도 제재 완화, 여행 금지 해제, 연락사무소 설치, 문화적 교류, 종전선언, 종국적으로 평화 협정과 최종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가 가시화될 때의 제재 완화 등 상정 가능한 거의 모든 상응 조치가 담겼다.
그는 그러면서 "일종의 잠재적 로드맵으로 이 모든 걸 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나열하기 시작했다. 모든 핵시설의 폐쇄와 미국 및 국제 전문가의 대량살상무기 시설 접근 허용, 핵무기 및 시설의 해체 시간표 합의, 관련 핵물질 반출,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가 언급됐다.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관련 규정 정비와 종교의 자유 부문부터 시작되는 인권 환경 개선까지 향후 과제로 거론했다.
사실상 북미가 검토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가 전부 나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센터장은 강연 초반부터 미국 정부의 공식적 입장과는 무관한 개인적 의견일 뿐이라고 극구 강조했지만, 북미협상 재개와 지속 과정을 잘 아는 인사의 공개 강연을 통해 북한에 재차 상응 조치의 '당근'을 제시하고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위한 압박을 하려는 미 정부의 의도가 일정 부분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센터장이 전직 CIA 고위간부여서 공개 강연에 나설 때는 당국과의 사전 협의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하노이에서 한창 북미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김 전 센터장이 외곽에서 북한에 강온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해보인다.
김 전 센터장이 지난 연말 CIA를 떠나 민간인 신분이기는 하지만 평양 한복판에서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면담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을 북한이 모를 리 없다. 북미 협상에 임하는 미 정부의 입장을 가장 잘 아는 민간 인사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수준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센터장의 제시한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가 광범위하기는 하지만 그가 워낙 북미협상에 깊숙이 발을 담갔던 인사다보니 미 정부가 구상하는 로드맵의 일단을 강연을 통해 추정해볼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센터장 역시 '일종의 잠재적 로드맵'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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