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엘라 구호물자 전달 위해 브라질에 군병력 동원 압박
브라질 국방부 "양국 갈등으로 확산 우려" 반대 입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인도적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브라질에 군병력을 동원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브라질 정부는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브라질이 베네수엘라에 구호물자를 원활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군병력 동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미군 1천여 명이 활동하는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 접경도시에 구호물자 지원센터를 설치하기 시작한 사실을 들어 콜롬비아와 비슷한 수준의 협력을 브라질에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브라질 국방부는 "군을 동원하게 되면 사태가 악화해 브라질-베네수엘라 간의 갈등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미(親美) 노선에도 불구하고 군병력까지 동원하는 상황은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국방부는 미군이 브라질 영토 안으로 들어와 활동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표시했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브라질 정부는 그동안 베네수엘라 당국의 자국 내 자산 동결 등 제재를 검토하면서도 군사 개입에는 줄곧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브라질 영토 안에서 미군 활동을 허용하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개입으로 확대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극도로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구호물자 반입을 막기 위해 이날 오후 8시부터 브라질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부가 전날 미국의 구호물자를 북부 호라이마 주의 보아 비스타 시와 파카라이마 시를 통해 베네수엘라에 반입하는 방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나온 조치다.
브라질 대통령실의 오타비우 두 헤구 바후스 대변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야권이 보내는 트럭이 보아 비스타 시와 파카라이마 시에서 구호물자를 싣고 갈 수 있게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는 23일까지 구호물자가 들어오도록 하겠다는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원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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