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 명문' 포항 계보 잇는 김찬 "'역시'라는 말 듣고 싶어요"
고졸 직행 대형 공격수 재목…"영플레이어상·올림픽 도전하고파"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키는 꾸준히 커서 188㎝이에요. 상대 선수와 경합 때 이길 확률이 높아서 좋지만, 이제는 그만 컸으면 좋겠어요. 스크린플레이가 스스로 생각하기엔 강점이고, 볼 컨트롤도 자신 있어요."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자랑하는 '화수분 유스 시스템'의 계보를 이을 신예 공격수 김찬(19)이 자신감과 설렘 속에 K리그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포항에서 막바지 훈련에 한창인 김찬은 "팬들이 저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해주시는 거로 안다"면서 "거기에 부응하는 플레이를 펼치며 '역시 김찬'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포항 유소년 팀인 포철동초-포철중-포철고를 거친 김찬은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로팀의 부름을 받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은 공격수 재목이다.
190㎝에 가까운 큰 키에 골 감각과 기술을 두루 갖춰 1학년 때부터 주전을 꿰찼다.
2017년 K리그 18세 이하(U-18) 챔피언십 결승전에서는 두 골을 책임지며 우승을 이끄는 등 기량을 뽐냈다.
올해 포항에 합류한 유스 출신 신인 중 대학을 거쳐 온 최재영(21)과 더불어 주전 경쟁을 펼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경기를 해보진 않았지만, 속도와 힘 등에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실감한다"는 김찬은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모기업의 지원이 넉넉지 않아 대형 영입은 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포항이 버텼던 건 유스 출신 선수들이 스쿼드를 상당 부분 채웠기 때문이다.
2012년 이명주, 2013년 고무열, 2014년 김승대 등 3년 연속 유스팀을 거친 포항 선수가 영플레이어상(2012년까지 신인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오스트리아 리그 임대를 마치고 돌아온 이진현(22) 등이 가세하며 후반기 약진에 힘을 보탰다.
'명가 재건'을 완성해야 할 올해는 김찬의 차례다. 지난해 맹활약한 이근호(23)가 전북 현대로 이적하는 등 누수가 생겨 김찬은 외국인 선수들과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김찬은 "유스 팀에 있을 때부터 어서 프로팀에 들어가 스틸야드(홈 경기장)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서 "부딪쳐 봐야 알겠지만,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마우로 이카르디(인터밀란) 등의 플레이를 주로 참고한다고 귀띔한 그는 "영플레이어상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있다"며 "팀 내 경쟁에서 이겨 경기에 출전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가장 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예감이 좋다"면서 "많은 기회를 받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는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열리는 해다. 2020 도쿄 올림픽 예선도 이어진다. 포항은 물론 다양한 연령별 대표팀에서 김찬의 모습을 볼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찬은 "제가 잘하면 바쁜 한 해가 되지 않겠느냐"며 "최대한 경기에 출전하며 프로 무대에 잘 적응해서 올림픽 등에 나설 기회를 잡고 싶다"며 웃었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