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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기술, 새 단계 진입…금세기 내 반드시 상용화될 것"
이경수 ITER 사무차장 "인력양성·KSTAR 업그레이드로 다음 단계 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핵융합은 한국이 하지 않더라도 인류가 다음 밀레니엄을 건너려면 할 수밖에 없다. 핵융합은 초전도 기술이 없던 구석기에서 초전도로 넘어가는 신석기 시대에 들어섰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혁명적 기술로 과학적 문제들을 해결, 핵융합 에너지가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이경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기술총괄 사무차장은 21일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KSTAR 실험 10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핵융합 상용화에 대해 여전히 제기되는 회의론에 대해 이같이 답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국가핵융합연구소(NFRI)는 기념식에 맞춰 스티븐 코울리 미국 프린스턴플라스마연구소(PPPL) 소장, 유타카 카마다 일본 국립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QST) 나카핵융합연구소 부소장, 토니 도네 유로퓨전(EUROfusion) 프로그램 매니저 등 석학 공동인터뷰와 이경수 사무차장 인터뷰를 마련했다.
이들은 핵융합 연구 일정이 애초 예상이나 계획보다 늦어진 점은 인정하면서도 현재 프랑스에 건설 중인 ITER가 2025년 첫 플라스마를 생성하고 2035년께 핵융합 에너지 생산실험에 성공하면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핵융합 연구와 ITER 건설에서 KSTAR의 성공이 갖는 의미를 높이 평가했으며, 이경수 사무차장은 ITER가 본격 가동한 뒤에도 한국이 핵융합 연구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면 KSTAR 성능 업그레이드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경수 ITER 사무차장, 코울리 미국 PPPL소장, 유타카 카마다 일본 나카핵융합연구소 부소장, 토니 도네 유로퓨전 프로그램 매니저와 문답.
-- 핵융합 상용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여전히 많다. 정말 실현 가능한가.
▲ (이경수) 핵융합은 한국이 하지 않더라도 인류가 다음 밀레니엄을 건너려면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누가 하든 도울 것이다. 그게 한국이면 좋겠다. 한국에서 회의적 시각이 많은 것은 이제까지 한 번도 세계에서 상용화해본 적이 없는 연구개발에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참여한 적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핵융합은 초전도 기술이 없던 구석기에서 초전도로 넘어가는 신석기 시대를 들어섰다. 앞으로 청동기가 오고 철기시대가 온다. 핵융합은 AI나 빅데이터 등 모든 혁명적 기술력으로 과학적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상용화가 실현될 것이다. 언제냐가 문제일 뿐이다.
(토니 도네) 핵융합 에너지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는 금방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그건 잘못된 것이었다. 실제로 연구를 해보니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었다. 연구 속도는 어느 정도 빨라지거나 늦춰질 수 있으나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자신한다. 유럽에서 2012년에 핵융합에너지 로드맵을 만들었을 때 2040년대에 전기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계획했으나 지금은 2050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 KSTAR가 플라스마 중심 이온온도 1억℃ 달성에 성공한 의미는. ITER에 대한 기여는.
▲ (토니 도네) 1억℃는 굉장히 중요한 파라미터다. 현재는 1.5초밖에 달성하지 못했지만 KSTAR 같은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는 장시간 플라스마 유지가 가능한 장치다. 향후 1억도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게 되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로 나아가는 남아 있는 과제들을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경수) 현재 ITER 건설에 한국 연구진이 34명 참가하고 있다. KSTAR 연구진이 ITER 건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모두 KSTAR가 성공적으로 건설, 운용되고 있는 덕분이다. KSTAR의 건설과 가동에 대해 해외에서 이렇게 성공적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KSTAR를 성공시켰고, 그것이 ITER를 짓는데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 중국이 지난해 초전도 핵융합 실험로 '이스트'(EAST)로 플라스마 전자온도 1억도를 달성하는 등 핵융합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기술력이나 투자 동향은.
▲ (이경수) 중국은 핵융합 연구를 시작할 때 우리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다. 그러다가 한국이 갑자기 KSTAR를 만들어 앞서가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으며 이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중국의 장점은 정부 지도층이 대부분 이공계 출신으로, 이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다. 중국이 국가수반 차원에서 핵융합 연구에 더 많이 투자하고, 젊은 연구자를 키우고 있어 머지않아 세계 핵융합 연구에서 가장 큰 리더십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 한국이 핵융합 연구에서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려면.
▲ (이경수) 인력양성이 중요하다. 대학에서 연구를 많이 하고 지원을 해야 인력양성이 되는데, 중요한 것은 젊은 사람들이 핵융합 연구에 미래가 있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는 것이다. ITER가 2025년 가동될 때까지는 KSTAR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핵융합 연구장치다. KSTAR 건설, 운영 경험이 ITER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하지만 ITER가 가동되면 현 KSTAR의 임무를 끝난다. ITER 가동에 맞춰서 2026~2027년 KSTAR를 완전히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KSTAR는 내부를 완전히 개조할 수 있도록 원래부터 설계돼 있다. ITER 가동이 시작된 뒤 업그레이드하면 ITER가 2037~2038년 전력생산 실증 실험을 마칠 때까지 KSTAR가 주도권을 가지고 실제 전기를 생산하는 데모(Demo) 단계 이전의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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