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온산공단 입주기업들, 부산 해수 담수 공급 발표에 '발끈'
현재 공업용수보다 3배 비싸…부산시 일방적 결정에 거부감도 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부산시가 기장군에 설치된 해수 담수화 시설에서 만들어진 용수를 울산 온산공단에 맞춤형 산업용수로 판매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온산공단 단체와 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이 낮고 부산서도 거부한 물을 사용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부산시가 온산공단과는 협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산업용수 판매 방침을 내놓은 데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
부산시는 해수 담수화 시설에서 생산한 용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하지 않고 3만5천t을 산업단지, 나머지 1만t은 고리원자력발전소에 냉각수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2009년부터 국비 823억원, 시비 425억원, 민자 706억원 등 모두 1천954억원을 들여 2014년 하루 생산량 4만5천t에 이르는 해수 담수화 시설을 완공했지만, 방사능 오염 논쟁과 시설 소유권 해석, 운영비 갈등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1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부산시가 해수 담수를 울산공단 등에 공급하기로 결정하자, 해수 담수 주요 수요처가 될 수 있는 울산 온산공단은 기본적으로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며 거부 반응을 보였다.
온산공업단지협회 관계자는 21일 "부산 해수 담수가 현재 수자원공사에서 공급받는 공업용수보다 비싸서 해수 담수를 사용할 기업체는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심지어 부산에서도 방사능 오염 논쟁으로 불안해서 사용하지 않는 물을 울산에 공급하겠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무런 협의도 없이 부산시가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추진하는 데 대한 반감도 크다"고 덧붙였다.
수자원공사는 현재 온산공단에 1t당 469원(환경부에 내는 물이용부담금 포함)에 공급하는데, 해수 담수의 경우 1t당 생산단가는 1천130원에 이른다.
해수 담수 가격이 현재 용수의 3배 가까이 되는 데다 관로 설치 비용까지 부담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하루 8만t에 달하는 물을 수자원공사로부터 받아 공업용수와 음용수로 사용하는 온산공단 최대 기업 에쓰오일 울산공장은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이런 연유 등으로 해수 담수를 공급받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온산정수장에서 현재 공업용수를 받아 자체 정수작업을 거쳐 공장 내 음용수로도 사용하고 있다.
결국 해수 담수를 받을 수 없는 것은 가격도 문제지만, 기장군민이 마시기를 거부한 물을 임직원에게 마시라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기업인 LS니꼬동제련은 공업용수를 하루 1만7t이나 사용하는데 2배 이상 비싼 용수를 공급받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온산공단 기업의 한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이 추가 비용을 들여가며 해수 담수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이에 대해 "관련 부서가 없다"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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