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미투' 불기소 처분 교사들 복귀…학교는 뜻밖의 후유증
교사 공백 우려해 기간제 채용했는데 대거 복귀
'법적 멍에 벗었지만'…학생-교사 대면 껄끄러워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스쿨 미투' 사건으로 교사들이 대거 수사를 받았던 학교가 예상치 못한 후유증을 겪게 됐다.
교사들이 직위 해제되자 학생 지도 공백을 막으려고 기간제 교사들을 대규모 채용했는데 상당수 교사가 불기소 처분을 받아 복귀하면서 과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21일 광주시교육청과 광주 모 고교에 따르면 스쿨 미투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이 학교 교사 17명 가운데 10명이 최근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해당 교사들은 직위 해제 사유가 해소돼 교단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학교 측은 기간제 교사 11명을 내년 2월까지 1년 계약으로 이미 채용해 기존 교사들이 돌아갈 자리가 없어졌다.
충원하지 않았다가 생길 혼란을 고려하면 학교 측의 기간제 교사 채용을 성급했다고 지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새로 채용된 교사 배정이 끝난 탓에 복귀한 교사들은 당분간 교단에 서기 어려워 보인다.
기간제 교사들에게는 계약 기간을 보장해줘야 하고, 법률적으로 멍에를 벗은 교사들을 교단 밖에다가 방치할 수도 없는 학교 측은 고민에 빠졌다.
당장 3월 개학과 함께 출근할 교사들의 책상도 부족한 실정이다.
전수조사에서 가해 의혹을 제기한 학생들과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이 다시 대면하게 되는 것도 껄끄럽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와 학생들의 대면을 최소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수사는 끝났지만, 자체 징계 절차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교육청 감사 결과를 일단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그 이후에는 재단 내 발령 등을 통해 최소한 2∼3학년 학생과는 분리하는 것이 옳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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