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나
김택환 교수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지난해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치열한 무역 전쟁이 펼쳐져 세계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올해도 세계와 동북아의 미래를 결정할 사건들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그중 하나가 오는 27~28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세계인의 시선은 이제 하노이와 베이징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이런 대전환의 시대에 무엇이 변하고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국가비전 전략가인 김택환 경기대 특임교수가 작금의 시대상에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안겨주는 신간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를 펴내 이 같은 질문에 답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독일 통일을 직접 목격한 김 교수가 다가오는 신냉전 시대에 한반도가 또다시 열강의 전쟁터가 되는 것을 막고,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제언을 담았다.
김 교수는 해외 취재와 학자·언론인·외교관 등 국내외 전문가와의 깊이 있는 대담, 각종 매체와 논문을 통해 미·중·러·일 4강의 전략·전술과 야망을 깊이 탐색했다. 이 책은 김 교수가 내놓은 '한반도와 세계 대전망 리포트'라고 할 수 있다.
제1부 '어떤 시대인가?'는 국내외로 두 개의 전쟁을 치르는 미국,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고 재기를 꿈꾸는 일본, 다시 강대국 지위를 노리는 러시아까지 4강의 국가 전략을 파헤쳤다. 특히 그들에게 한반도는 무엇이며 4강의 이해관계가 왜 한반도에서 충돌하는지 살펴 주목된다.
제2부 '어떤 미래가 오고 있는가?'에서는 기존 동맹 관계의 해체와 새로운 전선의 배경, 트럼프·시진핑·아베·푸틴 4대 스트롱맨의 리더십을 분석했다. 그리고 미ㆍ중 무역 전쟁의 전개 양상과 중국의 미래 시나리오, 신냉전 시대의 도래가 세계 경제 지도를 어떻게 바꿀지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3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 것인가?'에는 강대국이 벌이는 동북아 체스판에서 '졸(卒)'이 되지 않고 '퀸(Queen)'이 돼 동아시아의 경제와 외교를 주도하는 원칙과 실천적 전략이 담겼다.
최근 들어 국제정세는 숨 가쁘게 전개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장과 함께 기존 동맹 관계는 급속히 해체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과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반발로 유럽연합은 미국과 무역 마찰을 일으켰고, '유럽 독자군'을 창설하겠다며 반기도 치켜들었다.
반면에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고 시리아에서 철군하는 등 과거의 적대국들과 '신데탕트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자유주의 세계 질서가 시효를 다함과 동시에 곳곳에서 새로운 전선이 하루가 다르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국제 관계와 구도를 재편하는 원심력이 미·중 무역 전쟁에 있다고 본다. '중국몽(中國夢)'이라는 '대국굴기(大國屈起)'를 선포하며 도전장을 던진 중국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양국은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다른 국가들을 포섭하기 위해 경쟁하며 세계적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미일 관계가 흔들리자 일본은 '미들파워 국가'로서 독자적 안보 전략을 마련하려고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상황. 서방 경제 제재와 유가 하락으로 경제가 무너진 러시아는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 '신동방 정책'을 내걸고 동아시아에서 과거 '유라시아 제국'의 부활을 꿈꾼다.
이 책은 미·중 무역 경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신냉전'으로 확대돼 군사 전쟁이 아닌 경제 전쟁의 형태로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에너지 물류 거점과 글로벌 공급 사슬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고,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 개발 등을 놓고 숨 가쁜 힘겨루기를 거듭한다.
신냉전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있을까. 지난 한 세기 동안 한반도는 줄곧 강대국 패권 전쟁의 희생양이 돼왔다. 지정학적으로 열강에 둘러싸인 한반도가 서양과 동양,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종교와 종교,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이 맞부딪치는 문명 충돌의 최전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팽팽히 대립하는 가운데 일본과 러시아는 상황에 따라 양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 다시 말해 한반도를 제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4강의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전개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체스판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고 주도권을 잡으려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딜레마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20세기 미국까지 신문명 발전사를 돌아볼 때 동아시아에서 신문명을 꽃피울 수 있는 조건과 가능성을 갖춘 나라는 바로 한반도의 대한민국이라는 것이다.
김영사 펴냄. 264쪽. 1만5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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