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로 얼룩진 한국당 전대…무기력한 당 선관위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 '막말 대잔치' 구설
당 선관위, 내일 '김준교 막말' 논의…박관용 "징계 논의는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김보경 기자 =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청년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김준교 후보가 논란의 중심인물이다.
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 논란이 전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에서 당 선관위가 김 후보의 발언을 제어할 적기를 놓쳐 비판을 자초하고 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후보는 지난 1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이냐", "문재인은 나라를 팔아먹는다", "대한민국을 배신한 반역자"라고 폭언을 쏟아냈다.
김 후보는 20일 페이스북 글에선 '드루킹' 사건을 언급하며 "19대 대선은 원천 무효이고, 문재인은 대통령이 아니므로 제가 현직 대통령에게 막말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
그는 "김준교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다음 주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이 오른다는 데 500원 건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자신의 홍보물에 '문재인 탄핵 기호 2번'이라고 적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논란이 확산하자 "사려 깊지 못한 언행으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하고 사려 깊은, 좀 더 나아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젊은 혈기에 실수했다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서울 과학고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을 졸업했으며, 2007년 대선 당시 무소속 이회창 후보 사이버 보좌역을 지냈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는 서울 광진갑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한 경력도 있다. 당시 김 후보는 선거 벽보에 '미래의 대통령'이라고 문구를 새겼다.
2011년에는 한 지상파 방송의 연애 매칭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잇따른 발언 논란은 도를 넘는 '막말 대잔치'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공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선거판에서 자기 얼굴을 알리기 위해 막말을 쏟아내 전대 분위기를 흐리는 것은 물론 '정치 혐오'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노이즈 마케팅'을 원한 것이었다면 그건 충분히 성공했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최근 그의 발언을 다룬 기사가 더러 거대포털 뉴스란 상단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당 선관위가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현 상황을 방치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현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9일 논평에서 "한국당 합동연설회는 시대착오적인 색깔론과 저질스러운 망언으로 난장판이 됐는데 목불인견은 청년최고위원 후보 김준교"라며 "모든 책임은 한국당이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당 선관위는 21일 내부 간담회를 열어 김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박관용 선관위원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김 후보에게 주의를 주고 더이상 잡음이 없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지나친 경우에 시정 요구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징계를 논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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