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월남사지 복원 앞두고 진각국사 혜심 선시 재조명 활발
해남 대흥사서 한국선시문학포럼 열려
(해남=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강진에는 고려시대 창건된 대사찰 월남사지가 있다.
지금은 흔적만 남은 절터에는 보물 제298호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과 보물 제313호 '강진 월남사지 진각국사비'가 있다.
수년간 시굴, 발굴조사를 거쳐 보물 복원작업이 활발하다.
월남사지를 창건한 진각국사 혜심의 사상과 발자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진각혜심은 13세기 초 지눌 보조국사의 법통을 이어받아 수선사(현 송광사)의 제2세 사주(社主)가 돼 오늘날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불교의 정신사적 명품인 간화선(看話禪) 수행체계를 확립했다.
불교사적 업적에 가려 크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혜심은 문학사적으로도 '무의자시집'이란 두권의 선시집을 남겼다. 한국 선시의 최초 발화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800여년 만에 월남사가 오랜 베일을 벗고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혜심의 선시를 중심으로 시와 선의 교차, 한국불교의 선시(禪詩)와 한국 현대시의 문학적 상관성을 탐구하는 문학포럼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한국선시문학포럼은 20일 해남 대흥사(주지 월우스님)에서 진각혜심의 선시와 오늘의 한국 시문학을 주제로 제1회 한국선시문학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학담스님과 박규리 시인이 '진각혜심의 간화선과 선시', 김명인 시인과 최승호 시인, 차창룡 시인이 '무의자 혜심의 선시와 오늘의 한국 현대시'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한국선시문학포럼은 해남 일지암 법인 스님과 해남출신 황지우 시인이 공동 발의해 마련한 것으로 향후 해남과 강진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문인들과 불교문학 연구자들이 적극 참여하는 포럼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황지우 시인은 취지문을 통해 "선과 시는 각기 겨냥하는 과녁이 다르지만 단 한발로 뭔가를 꿰뚫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800년의 세월을 넘어 현대시와 마주한 선시가 오랜 기다림 만큼 우리 문학사에 더 아름답고 위대한 것을 남기는 계기가 될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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