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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최국의 민낯…물 새는 빙상장, 꼬여버린 동계체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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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최국의 민낯…물 새는 빙상장, 꼬여버린 동계체전(종합)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지붕 누수로 지연 진행…자정까지 경기
피해 선수들 분통 "위험한 환경에 노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동계체전)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경기장 천장 누수 문제로 수 시간 지연되는 촌극이 발생했다.
2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동계체전 스피드스케이팅 첫날 경기는 예정시간보다 6시간이 늦은 오후 5시에 시작했다.
경기가 연기된 이유는 경기장의 노후한 시설 문제 때문이다.
이날 경기장엔 오전부터 천장에서 물줄기가 쏟아졌다. 전날 내린 눈이 녹으면서 지붕 사이로 물이 샌 것이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관리하는 대한체육회 태릉선수촌 운영부 측은 방수포를 덮는 등 조처를 했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경기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오후 5시로 경기 시작 시각을 연기했다.
선수들은 혼란에 빠졌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인 한 선수는 "경기 종료 시간이 밤 11시가 넘어가는데, 이렇게 늦은 시간에 경기를 뛴 건 처음"이라며 "컨디션 조절에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빙상인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 실업팀 감독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의 천장 누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선수들이 뛰기에 매우 위험한 환경"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빙상인은 "누수된 물은 녹슨 천정으로 인해 이물질을 머금은 오염된 것"이라며 "기름기를 띈 물이 빙상장에 떨어졌는데, 이런 환경에서 경기를 뛰는 건 매우 위험하다"라고 말했다.
누수 문제로 일정도 꼬였다. 주최 측은 이날 경기가 자정 무렵에 끝나는 것을 고려해 21일 경기 시각을 모두 한 시간씩 늦췄다.
올림픽 개최국의 민낯…물 새는 빙상장, 동계체전 오후로 연기 / 연합뉴스 (Yonhapnews)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1971년 건립된 400m 트랙의 국제 규격 빙상장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건립 이전까지 국내 유일한 빙속 경기장이었다.
원래 옥외 링크였던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은 2000년 지붕을 씌워 실내 빙상장으로 개조됐는데, 시설 노후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특히 지붕 누수 문제가 지속해서 반복돼 선수들의 훈련·경기 환경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다.
대한체육회는 2012년 국제스케이트장 지붕 방수 시트 공사, 2018년 마모 시트를 교체하는 방수 작업을 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최대규모 동계대회인 전국동계체전에서 다시 한번 누수 문제가 발생하는 촌극이 반복됐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국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대한체육회 운영부 관계자는 "현재 경기장 지붕이 많이 마모되고 부식된 상태"라며 "지난해와 올해 예산 반영이 되지 않으면서 공사를 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4월까지만 운영한 뒤 태릉선수촌 배정 예산으로 방수 시공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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