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 이전지 정하라"…스페인, 독재자 프랑코 후손에 최후통첩
15일 내로 결정하라 통보…4월 말 조기 총선 전 이전 추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스페인 정부가 내전 희생자 묘역에 묻혀 있는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후손들에게 묘를 이장할 장소를 신속히 정하라고 최후통첩성 요구를 했다.
돌로레스 델가도 스페인 법무장관은 "(프랑코의) 후손들은 15일 내로 독재자의 묘를 이장할 자리를 정해야 한다"며 후손들이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정부가 나서 위치를 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CNN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오는 4월 28일 조기 총선 실시를 선언한 직후에 나온 이 최후통첩은 오래전부터 내걸었던 프랑코 묘 이전 약속을 총선에 앞서 실행하려는 총리의 열망을 보여준다고 CNN은 전했다.
산체스 총리의 중도좌파 사회당 내각은 지난해 6월 집권한 직후부터 프랑코 후손들을 포함, 프랑코 지지세력의 반대를 불사하고 묘 이전 작업을 추진해 왔다.
수도 마드리드 외곽에 있는 독재자 프랑코의 화려한 묘역이 국민을 갈라놓는 상징물이 되고 있으니 이를 옮기고 화해와 기억을 위한 기념비를 세우겠다는 논리에서다.
같은 해 9월 의회에서 묘 이전을 가능케 하는 법령이 통과된 뒤 현재 이를 가로막는 법적 장애물은 모두 없어졌지만 프랑코측은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프란치스코 프랑코 재단 측은 델가도 법무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뒤 "계속해서 법이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스페인의 역사와 공익을 위협하는 모든 종류의 비상식적인 행위와 불의에 맞서겠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현재 스페인 내에서는 프랑코 묘 이전에 대한 지난해 조사 결과 찬성 41%, 반대 39%로 나올 정도로 여론이 크게 갈리고 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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