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용 기자 = 미국 뉴욕경찰국은 위협적인 존재로 간주하는 드론(무인 항공기)을 격추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길 원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경찰은 무기화된 드론을 보여주며 널리 퍼져있는 해외의 선전 활동이 테러리스트들을 자극해 미국 내에서 '외로운 늑대' 공격에 이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지난해 연방 경찰에게 드론을 격추하는 등 무력화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률을 제정했는데 뉴욕 경찰 같은 지방 경찰 당국에 똑같은 권한을 주기 위해선 추가 연방 입법이 필요하다.
뉴욕 경찰 간부인 테런스 모너핸은 "뉴욕은 특별한 도시다. 보호할 필요가 있는 구역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뉴욕 경찰은 드론을 무력화하는 데 사용하길 원하는 기술 유형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여러 기업이 드론을 격추하거나 드론 비행을 저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있다.
뉴욕 경찰은 지난해 12월 활주로 근처에서 드론이 목격돼 수백편의 항공 운항이 취소됐던 영국 런던 인근의 개트윅 공항 사건을 언급했다.
지난 15일 두바이 국제공항에선 불법 드론 비행 때문에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 중단됐다.
지난해 8월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연설하던 도중 근처에서 드론에 실린 폭발물이 터지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암살 기도라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미 뉴저지 북부 테터보로 공항 상공에서 드론이 목격돼 인근 뉴어크 국제공항의 항공기 착륙이 일시 정지됐다.
존 밀러 정보·대테러 부국장은 "테러 전술과 기술은 둘 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데 입법과 법 집행 역량은 이에 비교해선 너무 느리게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드론 사용의 증가는 미국 내 경찰들이 어떻게 드론에 대응할지를 검토하도록 만들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인 '경찰행정연구포럼' 척 웩슬러 이사는 "드론이 악용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드론은 이 나라에서 경찰에게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뉴욕 경찰에 따르면 드론 사용은 몇몇 시립공원에서 허용돼 있을 뿐이다. 그러나 드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불법 드론 비행 사례가 2013년 3건에 불과했던 것이 2017년에는 550건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불법 드론이 333건이었다.
다만 대부분의 드론 비행은 건설 현장 관계자들이 건물을 조사하기 위해 드론을 사용하는 것과 같이 테러 등과는 무관한 경우다. 뉴욕에서 드론이 적대적으로 이용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낳은 사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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