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 외교장관 '영토 협상' 진전 못 봐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과 러시아 간의 남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협상이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전날 국제안보회의가 열린 독일 뮌헨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남쿠릴열도 4개 섬 영유권 문제를 포함하는 양국 간 평화조약 체결 문제를 논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쿠릴 4개 섬이 러시아 주권 아래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평화조약 체결의 절대적 조건"이라며 러시아 정부는 협상에 일체의 기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노 장관은 협의를 착실히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입장으로 대응했다.
일본은 장관급 접촉을 통해 대략적인 합의안을 마련한 뒤 올 6월 오사카에서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아베 신조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를 보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따라서 기한을 두지 않겠다는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은 협상을 서둘러 끝내려는 일본 측을 견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하보마이 등 남쿠릴열도 4개 섬을 태평양전쟁 막판에 러시아가 점령했다면서 돌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나라 정상은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외무장관 채널을 통한 실무 협의를 계속하는 데만 의견을 모았다.
이번 장관급 접촉에서도 서로 현격한 입장차만 확인하고 구체적인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다음번 회담을 "조기에"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교도통신은 회담 후 라브로프 장관이 평화조약 체결 기한을 두는 문제에 대해 "계획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일본 측에 냉정하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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