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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부채] 가계대출은 건전성 되레 개선…돈줄 막힌 저소득층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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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부채] 가계대출은 건전성 되레 개선…돈줄 막힌 저소득층 어디로
가계대출 채무불이행자 비율 1년새 0.17%p↓…개인사업자대출은 0.11%p↑
"규제 '풍선효과'로 저신용 차주, 자영업자 대출로 몰려 부실화 진행중"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홍정규 박의래 김경윤 기자 =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의 고삐를 조이면서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이 양극화되는 현상이 관측됐다.
대출 규제가 강하게 부과된 가계대출에서 금융사들이 신용도가 높고 소득이 많은 우량차주를 골라 받음에 따라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저소득층이 가계대출에 비해 규제가 약했던 개인사업자 대출로 몰렸다.
이 때문에 경기 여건이 점차 악화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실화하고 가계대출의 질은 개선되는 상황이 나타났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실이 나이스(NICE)신용평가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대출·개인사업자 기업대출 현황에 따르면 금융권 가계대출 차주 가운데 가계금융 채무 불이행자의 비율이 2017년말 3.91%에서 지난해말 3.74%로 줄어들었다.
가계금융 채무 불이행자는 가계대출 원리금을 90일 이상 연체했거나 보증기관으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은 차주다. 이 비율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금융권 가계대출의 건전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이른바 소호(SOHO) 대출이라고 불리는 개인사업자 기업대출은 정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개인사업자대출 차주 가운데 기업금융 채무 불이행자 비율은 2017년말 1.32%에서 분기마다 올라 지난해말에는 1.43%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건전성은 개선되고 개인사업자 대출 건전성은 악화한 셈이다.
나이스(NICE)신용평가의 통계는 공식 부채 통계에서 통상 활용되는 가구당 부채 개념이 아닌 차주별 개념이다. 공식 부채 통계와 다소 다른 방향성을 보일 수 있으나 차주 위주의 미시적인 흐름을 보는 데 유용하다.


가계부채와 개인사업자 부채의 건전성이 양극화되는 원인으로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가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시행했고 3월에는 은행권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범 도입했다.
DSR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물론 전세보증금 담보대출, 예·적금담보대출까지 모든 종류의 가계대출을 따지는 전방위 규제다.
이 같은 규제의 강도는 지난해 3분기 말부터 한층 극심해졌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열풍을 잠재우겠다며 다주택자의 대출을 원천 차단한 9·13대책을 내놨고, 10월 31일을 기점으로는 은행권에 DSR 규제를 의무화했다.
9·13 대책과 DSR 의무화 등 대출 규제가 쏟아졌던 지난 9∼10월을 전후해 가계대출의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한층 더 개선되는 모습이 보였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0.05%포인트씩 떨어졌던 채무 불이행자 비율은 4분기에 들어서 0.09%포인트 내려앉은 것이다.
규제 탓에 대출을 무한정 내줄 수 없게 된 금융사들이 연체 리스크가 낮은 고소득·고신용자 등 우량차주를 골라 대출을 몰아주면서 가계대출의 건전성이 좋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고신용자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1∼3등급의 채무 불이행자 비율은 수년째 0.00%에 가깝게 매우 낮지만, 저신용자인 8∼10등급의 채무 불이행자 비율은 지난해말 40.48%에 달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9·13대책과 DSR 등 가계부채 규제가 많아지면서 대출을 우량차주 위주로 골라서 해줬고 그 결과 가계대출 부실률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고신용·고소득자에게 쏠리면서 정작 돈이 필요한 저신용·저소득층은 1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좁아졌다.
실제로 가계대출 차주 가운데 1∼3등급의 비율은 2017년말 56.01%에서 지난해말 58.09%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8∼10등급의 비율은 9.30%에서 9.01%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2018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도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5분위의 부채 점유율은 전년보다 1.1%포인트 늘어난 44.8%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소득 1∼4분위의 부채점유율은 0.1∼0.6%포인트씩 일제히 하락했다.
대출 문이 좁아지는 와중에 개인사업자 대출은 상대적으로 정부 규제의 망을 빗겨나면서 저소득층이 택할 수 있는 우회로가 된 셈이다.
조 연구위원은 "일종의 풍선효과로 (소득과 신용이 낮은) 차주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헐렁한 자영업자 대출을 받게 됐다"며 "가계대출 질은 좋아지고 자영업자 대출은 점차 부실화되는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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