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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몽골 '알짜노선' 유치 경쟁 치열…'아시아나 vs LCC' 구도
아시아나 "대형기 투입해 효율적 운용"·LCC "가격 낮춰 제공"
대한항공·진에어도 '도전장'…국토부 "26일 심의위 열어 결정"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인천∼울란바토르(몽골) 항공 운수권을 따내기 위한 국내 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한항공 25년 독점체제'가 끝나는 4월부터 이 노선에 취항하기 위해 국적 항공사 대부분이 정부에 운수권 신청서를 제출하고 대관업무와 언론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노선 경쟁은 대형기를 앞세운 아시아나항공[020560]과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는 저비용항공사(LCC) 경쟁 구도로 짜인 모양새다.

◇ 25년 만에 독점 풀리는 '알짜 노선'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1991년 한국과 몽골이 항공협정을 맺으며 처음 개설됐다.
이 노선은 양국이 협정 당시 1국 1항공사 체제 운영에 합의하면서 현재까지 대한항공(한국)과 미아트항공(몽골)만 독점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협정 다음 해인 1992년 조중훈 회장이 몽골에 B727 항공기를 무상으로 기증하며 신뢰 관계를 쌓은 후 몽골 장학생 선발 사업, 몽골사막 숲 조성 활동 등 강력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독점 취항으로 항공권이 지나치게 비싸고, 해마다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특히 이 노선 티켓 값이 성수기에 100만원 수준까지 치솟는 등 같은 시간(약 3시간 30분)을 비행하는 다른 노선보다 2배 이상 비싼 부분은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
한국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2003년부터 몽골에 운항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하지만 몽골이 난색을 표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25년간 유지되던 이 같은 독점체제는 지난달 양국 항공회담에서 깨졌다.
한-몽골 정부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1국 1항공사 체제를 1국 2항공사 체제로 바꾸기로 하고, 운항 편수도 주 6회에서 9회로 늘리기로 했다.
공급 좌석 수는 한국이 기존 주 1천656석에서 2천500석으로, 몽골이 주 1천320석에서 2천500석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인천 노선과 함께 부산∼울란바토르 노선도 주 2회에서 3회로, 324석(162석×2회)에서 585석(195석×3회)으로 각각 확대했다.
몽골이 입장을 바꾼 것은 올해 7월 신울란바토르 국제공항 개항 등 변화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울란바토르 공항은 일본에서 차관을 들여와 건설 중인데, 차관 상환 시기가 도래해 취항 확대를 통한 수익 확대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몽골은 이미 지난해 6월 관련법 개정을 통해 이 노선에 복수 취항이 가능하도록 제도 정비를 마쳤다.

◇ 좌석활용도 높은 아시아나 vs 가격 경쟁력 내세운 LCC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유치 경쟁은 아시아나항공 대 저비용항공사(LCC) 구도로 짜였다.
지난달 7일 마감한 운수권 신청 접수 결과 대부분 항공사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알짜 노선'으로 알려져 항공사 영업이 큰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독점 취항 중인 대한항공도 서류를 냈고, 정부의 운수권 제재가 진행 중인 진에어도 신청서를 접수했다.
두 항공사가 추가로 운수권을 확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지만, 대한항공은 추가 배분 이후 남는 잔여 좌석 확보를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운수권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운수권을 가져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한다.
협상에 따라 늘어난 좌석 규모가 주 844석(1천656석→2천500석), 주 3회(6→9회)인 만큼, 1회당 281석을 소화할 수 있는 항공사가 낙점돼야 운수권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현재 아시아나는 290석 규모의 대형기 A330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LCC 가운데 대형기를 소유한 곳은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항공협상 직후,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아시아나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아시아나는 또 지난 20여년간 몽골 총리, 장관 등 주요 인사를 30회 이상 면담하며 공급 증대를 요청하는 등 공을 들였다며 이런 노력이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LCC들은 소비자 편익 관점에서 시장 가격 인하를 주도한 LCC의 진입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과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분했던 괌·사이판 노선에 제주항공[089590], 진에어, 티웨이항공[091810] 등이 잇달아 취항하며 항공권 가격을 낮춘 사례 등을 거론하며 LCC 투입 강조성을 역설한다.
국토부가 작년 11월 발표한 항공산업 제도개선 방안에서 밝힌 기준도 LCC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국토부는 신규 운수권 배분 자격 규정에서 중대 사고가 발생하거나 임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운수권 신규 배분 신청자격을 박탈하겠다고 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총수 일가의 '갑질' 등 사회적 물의 사례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기내식 대란'으로 압축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LCC 업계 주장이다.

또 부산∼울란바토르에 주 2회 취항 중인 에어부산[298690]이 늘어난 주 1회 분량도 가져갈 가능성이 큰 만큼 같은 계열인 아시아나에 인천 노선까지 배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은 자신들이 이미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에 부정기편을 취항한 경험이 있어 즉시 취항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는 LCC가 들어간다고 가격이 크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고, 장거리 환승 승객 유치를 위해서라도 아시아나가 운항하는 것이 국익 관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반론을 펴고 있다.
17일 국토부 관계자는 "오는 26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운수권 배분 규칙에 따라 심의해 취항사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심의는 민간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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