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충장축제 활용해 경영위기 향토기업 돕자"
보해양조 '잎새주 블라인드 테이스팅' 검토…모의행사서 반응 좋아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광주 동구가 경영위기에 처한 향토기업 보해양조를 돕고자 충장축제에 새로운 프로그램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17일 동구에 따르면 광주 대표 도심축제로 발돋움한 충장축제에서 올해 '소주 블라인드 테이스팅' 행사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애주가들조차 지역 생산 소주인 보해 잎새주를 외면하는 상황이 소주 맛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는 분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역기업 살리기 차원에서 추진했던 금호타이어·기아자동차 제품 사주기 운동과 궤를 같이한다.
광주·전남에 뿌리를 둔 보해양조는 적자 누적에 따른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대규모 조직 통·폐합, 권고사직, 희망퇴직을 시행한 지난해 109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동구는 과거처럼 직접적인 구매 운동 대신 소비자 인식전환을 꾀하는 즐길 거리로써 향토기업 살리기와 축제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발상으로 연결됐다.
임택 동구청장은 최근 신년 모임에서 이러한 생각을 꺼내며 '모의행사'를 했는데 참석자 반응은 좋았다.
호기심에 나선 도전자도, 상세한 품평에 박장대소한 구경꾼도 소주 블라인드 테이스팅이 축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을 내다봤다.
시음 결과 상표를 가린 소주 맛은 저마다 매력이 있었으며 잎새주만의 부족함은 딱히 드러나지 않았다.
올해 충장축제 때 소주 블라인드 테이스팅 신설은 아직 구상 단계로 법리검토와 적절성 여부 판단 등이 필요하다.
동구는 내달까지 기획위원회와 축제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기본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잎새주가 다른 소주보다 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편견임을 확인했다"며 "애주가도 금주가도 즐겁게 어우러지는 모습에서 성공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7080' 추억을 소환한 충장축제는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발전 가능성이 큰 축제에 주는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을 최근 4년 연속으로 받았다.
지난해에는 태풍 '콩레이' 영향으로 축제기간을 닷새에서 사흘로 줄였는데도 방문객 수 28만2천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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